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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사우디 국왕의 숨겨진 부인, 왕가에 재산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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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사우디 국왕의 숨겨진 부인, 왕가에 재산 요구

입력
2014.06.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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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재판부, 자난 하브에 파드 국왕이 생전 약속했던 부동산 2건 등 권리 인정

지난 2005년 사망한 파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숨겨진 부인 자난 하브(65ㆍ사진)가 재판에서 파드 국왕이 생전 약속했던 현금과 부동산을 요구할 권리를 인정받았다고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가 9일 보도했다.

기독교도인 하브는 1968년 19세 때 당시 내무장관이던 파드 왕자를 만나 결혼했으며, 파드 왕자는 그 후 자신에게 평생 금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드 국왕이 사망하기 2년 전인 2003년 파드 국왕의 아들 압둘 아지즈 왕자가 런던에서 현금 1,200만 파운드(약 205억원)와 런던 중심부에 있는 부동산 2건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런던 고등법원에서 열린 하브의 재산청구권 소송에서 저스티스 로즈 판사는 아지즈 왕자 측이 주장한 ‘국가면제’ 주장을 기각, 하브의 손을 들어줬다. 국가면제란 다른 국가의 영토 안에서 해당 국가 및 그 재산에 대해 동등한 주권국가라는 근거로 사법관할권 및 집행권을 면제해 주는 것을 말한다.

하브가 재산청구 소송을 진행할 권리를 인정받음에 따라 실제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사우디 왕가의 비밀스런 집안사정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브는 판결 뒤 “지난 12년간 주장해 온 것을 재판부가 받아들여 다행”이라며 “왕자가 항소하면 내 자서전의 영화화 제안을 받아들여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국적을 갖고 있는 하브는 파드가 1982년 국왕의 자리에 오른 후 사우디에서 강제로 쫓겨났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하브는 베이루트의 한 파티에서 파드 왕자를 만났으며 결혼한 후에는 궁궐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임신도 금지되는 등 핍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훈성기자 hs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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