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많으면 연회비 비싸
꼼꼼히 따져 보고 선택해야
무역회사에 다니는 이모(34)씨는 최근 공짜로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도쿄행 항공권은 카드이용으로 쌓아놓은 마일리지로 결제했고, 도쿄에서 머물렀던 호텔 숙박료는 카드사에서 준 무료 쿠폰으로 해결했다. 해외출장이 잦은 이씨가 최근 1년간 해당 카드로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만 2,000여 만원. 이 카드는 해외 결제금액 1,000원당 2마일씩 적립해준다. 그렇게 쌓인 항공 마일리지가 2만여 마일이나 됐다. 이씨는 “해외에서 카드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이왕이면 혜택이 많은 카드로 바꾸게 됐다”며 “마일리지 적립, 공항 라운지 이용 등 혜택이 쏠쏠하다”고 말했다.
해외 여행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해외 여행 시 유용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해외에서 쓸 수 있는 카드인지 여부만 구분했다면 최근에는 해외에서 어떤 혜택을 주는지를 꼼꼼히 따지는 이용자들이 많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드 해외 사용자는 693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64만7,000명)에 비해 22%가량 급증했다. 이 기간 카드 해외사용금액도 28억2,400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24억8,000만 달러)에 비해 13%가량 증가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시장의 카드사용량은 줄었지만 해외 카드사용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에 차별화한 혜택을 담은 해외 특화카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 마일리지 쌓아주고, 포인트도 최대 5배까지 적립
주요 카드사들은 해외 특화카드에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를 넣었다. 해외 여행이 잦아지면서 마일리지를 쌓아주면 고객 입장에서는 항공권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카드사 입장에서는 해외 카드 사용금액을 늘릴 수 있다. ‘하나SK 프리머스카드’는 업종에 따라 카드 사용 1,000원당 최대 5마일까지 적립할 수 있다. 특히 해외 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30, 40대 전문직이 선호하는 레저업종(골프, 스키장, 스포츠센터) 적립률이 높다. 해외에서 카드를 쓰면 1,000원당 2마일을 쌓아준다. ‘현대카드T3 Edition2’도 카드 사용 1,500원당 0.8~1마일이 적립되고, 연간 2,400만원이상 사용한 고객에게는 1년간 자신이 쌓은 누적 마일리지의 10%가 보너스로 추가 제공된다. ‘KB국민 로블 아시아나 카드’도 1,000원당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가 1마일씩 적립되고, 해외에서 이용하면 2배로 뛰어 2마일씩 쌓인다.
마일리지 대신 포인트를 쌓아주는 카드도 있다. ‘삼성카드3’는 해외가맹점에서 사용하면 국내보다 두 배 더 많은 포인트를 준다. 면세점에서 쓰면 최대 5배까지 더 적립된다. ‘롯데 VEEX 카드’도 해외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금액의 최대 2%를 포인트로 돌려준다. 해외여행이 많은 6~9월에는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24시간 상담원 서비스도 제공
카드발급만으로 해외에서 누릴 수 있는 무료 서비스도 많다. 삼성카드는 자사카드로 해외항공권이나 해외여행 상품을 결제하면 ‘해외여행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해외 여행 중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예상하지 못한 사고 발생 시 24시간 한국어 상담원이 전화로 문제해결을 도와준다. 롯데카드는 국제브랜드카드사와 제휴해 해외 여행지에서 신용카드를 분실하거나 도난 당하면 현지에서 이틀 만에 카드를 재발급해주는 ‘긴급 대체카드 발급 서비스’를 운영한다. 해외 사용금액이 예상보다 많으면 자동으로 할부로 전환해주는 ‘해외매출 사전할부 전환 서비스’, 해외 여행 시 항공편을 놓치거나 수하물을 분실했을 때 여행필수품을 구매하면 해당금액을 최고 1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여행불편 보상서비스’ 등도 고객반응이 좋다. ‘현대카드T3 Edition2’과 ‘하나SK 프리머스 카드’ 이용회원에게는 전세계 600여 곳의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어리티 패스(PP)’가 발급된다. 이 밖에도 카드사별로 특급호텔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 모바일 해외데이터 로밍 이용권, 인천공항 교통할인권 등 다양한 서비스가 마련돼있다.
▦ 연회비 따져보고 현지통화로 결제해야
해외에서 사용하면 혜택이 많지만 연회비가 30만원이 넘는 카드도 있어 실제로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동반자 무료항공권, 면세점 할인권 등 파격적인 혜택이 많을수록 연회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자주 가지 않을 경우에는 마일리지 적립보다는 일회성 할인혜택이 풍성한 카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도 유용하다. ‘KB국민 정 체크카드’ 는 건당 3만원이상 해외 이용 시(해외직구 포함) 5%를 월 최대 5,000원 할인해준다. ‘하나SK 비바G 플래티늄 체크카드’는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해외 이용금액의 1.5%를 캐시백으로 돌려주고 해외이용수수료를 1%에서 0.5%로 낮췄다. ‘비씨 글로벌카드’, ‘비씨은련카드’ 등은 아예 해외이용수수료(1%)가 없다.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하기 전에 미리 카드 사용한도와 유효기간, 비밀번호, 서명 여부 등을 확인하고, 해당카드가 해외겸용인지 여부도 미리 알아놔야 한다. 유럽지역으로 갈 때는 반드시 IC칩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또 해외가맹점에서 카드로 결제할 때 현지통화로 결제해야 환전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환율이 하락할 때는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더 유리하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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