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9단 ●이세돌 9단



장면 10 좌중앙 일대가 온통 백 천지다. 우하쪽 흑의 실리가 아무리 커도 이 부근이 몽땅 백집이 된다면 흑이 바둑을 이길 수 없다.
이세돌이 1, 3으로 움직여 백의 응수를 물었다. 이때 백이 너무 서두르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참고1도 1이면 2부터 6까지 오히려 흑의 수습을 도와주는 셈이다. 실전처럼 4로 천천히 공세를 펼치는 게 고수의 수법이다.
흑도 지금 당장 중앙을 움직이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세돌이 일단 5로 상변 흑돌부터 살렸다. 하지만 최철한이 6으로 한 번 더 지켜서 이제는 중앙이 거의 백집으로 굳어졌다.
이세돌이 이번에는 7, 9로 좌상귀에 쳐들어갔다. 이때 백의 최강의 응수는 참고2도 1로 내려서서 흑을 다 잡자고 하는 것인데, 실전에서는 최철한이 굳이 그럴 필요 없다는 듯 그냥 10으로 물러섰다. 18까지 실리손해가 크지만, 중앙이 워낙 커서 이 정도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뜻이다. 사실 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당시 검토실에서도 이제는 확실히 백의 승리가 굳어진 걸로 보고 있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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