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이 한달 가량 이어지면서 비상 상황을 맞고 있는 삼성이 25일부터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9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25~30일 사이에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일제히 개최한다.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상ㆍ하반기 두 차례 전략회의를 갖는다. 정기 인사 후 갖는 전략회의에서는 새해 전체의 전략을 수립하며, 6월 말 실시하는 하반기 전략회의에서는 상반기 경영실적을 점검하고 이에 따른 하반기 전략 수정 등을 결정한다.
올해는 이 회장의 투병 때문에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도 지난해보다 일주일 가량 늦춰졌고, 계열사에 따라 취소 또는 축소되는 등 변화가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는 여러 이유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취소했다”며 “일부 계열사는 해외 법인장들의 참가 규모를 줄여 소규모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5일부터 3일 동안 수원과 기흥에서 각각 회의를 갖는다. 가전과 휴대폰 등 제품사업부문이 각 하루씩 이틀, 반도체 LCD 등 부품사업과 전사 부문이 하루 회의를 갖는다. 해외 법인장도 모두 참가하기 때문에 회의 인원만 400여명에 이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하반기 투자 계획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투자 계획 등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계획 발표로 관심을 끌고 있는 삼성SDS와 에버랜드는 26, 27일 각각 개최한다. 특히 삼성SDS는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 만큼 관련 내용이 논의될 전망이다. 에버랜드는 올해 처음으로 제일모직에서 넘어 온 패션부문과 리조트 사업부문이 따로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사업방향을 점검한다.
오너 일가 중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만 26일 예정인 호텔신라의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직접 챙긴다. 삼성카드는 내년 예정이었던 인터넷 결제 시스템에 대한 보안투자 계획을 하반기에 앞당겨 집행하는 부분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한 계열사는 올해 150여명의 국내외 임원들이 모이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처음으로 취소했다. 이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 분위기와 여러 제반 상황 등을 감안해 올해는 회의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11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이튿날 삼성서울병원에서 혈관확장(스텐트) 시술을 받았으나 아직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상태가 많이 좋아져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7,8시간 눈을 뜨고 있고 손, 발끝을 약간 움직인다”며 “하지만 말을 하거나 동작을 하지는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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