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개인 부담금 20%만 환자 쏠림 방지 이유로 대학병원에선 30% 내야 일반병실 부족한 큰 병원도 70% 이상 의무화 추진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 열흘간 대학병원에 입원했던 손종수(가명ㆍ7)군. 손군의 부모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하루 1만원 정도만 내면 되는 6인실에 입원시키고 싶었지만 남는 병상이 없어 이틀 동안 하루 35만원을 내야 하는 1인실, 나머지 8일 동안은 하루 12만5,000원인 4인실을 이용했다. 병원비는 180만원이 나왔다. 병원이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6인실을 턱없이 부족하게 운용하고 ‘장사가 되는’ 2인실이나 4인실을 많이 운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 이후라면 손군의 부모는 그 절반 수준인 91만2,000원만 내면 된다.
보건복지부는 9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실을 4, 5인실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ㆍ시행규칙’개정안을 10일 입법예고한다. 이에 따라 일반병상은 2만1,000개 가량 늘어나 현재 전체 병실의 74% 수준에서 83%로 늘어난다.
4, 5인실이 일반병실이 되면서 환자는 상급병실료 없이 건강보험수가의 20%만 내면 된다. 단 대학병원은 환자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건강보험수가의 30%를 내도록 했다. 암, 희귀난치성 환자의 경우 5~10%인 4,000~8,000원만 내면 된다. 대학병원 4인실과 5인실의 경우 현재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돼 각각 평균 6만3,000원, 4만3,000원을 내고 있지만 9월부터는 이 비용이 2만3,450원, 1만2,700원으로 낮아진다. ‘빅5 병원’로 불리는 5개 주요대학병원(삼성서울ㆍ서울대ㆍ서울성모ㆍ서울아산ㆍ세브란스)의 4인실의 비용은 11만1,000원 정도이지만 9월부터는 2만3,450원으로 5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1, 2인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지만 감염위험이 높아 격리 필요성이 있는 조혈모세포 이식환자, 에이즈 환자 등이 1인실을 이용할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본인부담금 약 1만7,000~2만5,000원)할 방침이다.
4, 5인실을 일반병실로 적용하기는 하지만 ‘빅5 병원’의 경우 기존 4, 5인실이 너무 적어 9월부터 새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4, 5인실은 267개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제외한 대학병원은 2,400개의 4, 5인실이 일반병실이 된다. 9월 이후 병원 전체의 일반병상 비율은 83%로 높아지지만 ‘빅 5병원’의 일반병실 비중은 62%밖에 되지 않는다.
복지부는 이들 주요병원들의 일반병상 비율이 여전히 낮은 점을 고려해 내년에는 모든 병원의 일반병실 비중을 70%로 높이도록 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 경우 일반병실의 비중이 낮은 ‘빅 5 병원’은 일부 2, 3인실까지도 건강보험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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