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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아, 이제 엄마·아빠·형에게 안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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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아, 이제 엄마·아빠·형에게 안녕해야지"

입력
2014.06.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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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로 희생된 조충환(45), 지혜진(45)씨 부부와 큰 아들 지훈(11)군의 합동 영결식이 9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부모와 형을 한꺼번에 잃었어도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던 요셉(7)군도 영원한 이별을 예감한 듯 울음을 터뜨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오전 6시 50분쯤 유족과 지인 등 80여명이 모인 영결식장에 조씨 가족의 영정이 차례로 들어오자 요셉군 외할머니는 “어떡해 우리 애기, 어떡해”라며 통곡했다.

장례예배가 시작되고 곳곳에서 울음 소리가 터져 나와도 요셉군은 주변을 둘러보며 내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외할머니가 “요셉아, 엄마 아빠야. 이제 가는 거야”라고 울며 말해도 덤덤해 보였던 요셉군은 가족이 잠든 관 세 개가 운구되자 결국 눈물을 떨궜다.

요셉군은 어린 나이에도 애써 울음 소리를 내지 않으려 입술을 꼭 다물며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이런 모습을 본 친지들은 요셉군을 끌어안고 서럽게 오열했다. 가족과의 마지막 길이라는 것을 아는 듯 요셉군은 영결식장 한쪽 벽에 붙어 “가지 않겠다”고 버티다 이모의 품에 안겨 운구행렬을 따랐다.

요셉군 가족의 꿈에 부풀었던 첫 제주도 여행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과 함께 참혹한 비극으로 끝이 났다. 형과 어머니는 4월 18일과 22일 세월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아버지는 이달 5일 침몰 해역에서 40㎞나 떨어진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인근에서 수습됐다. 시신 안치소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던 어머니와 형은 아버지와 함께 이날 뒤늦은 영면에 들어갔다.

요셉군을 홀로 두고 먼저 떠난 가족들은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됐다. 유족과 친지들은 유해를 인천가족공원 봉안시설에 임시로 안치한 뒤 향후 안장 장소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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