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달러 암[★★★☆] “즐거운 가족 영화!”
인도 깡촌에서 강속구를 던지는 두 10대를 미국에 데려와 몇 달 만에 메이저리그 투수로 만드는 믿을 수 없는 얘기인데 실화다.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고 박수를 치게 만드는 코미디 터치의 스포츠 드라마이자 '물 떠난 물고기' 얘기로 관객에게 지나치게 아첨하고 있지만 로맨스에 자아 구제라는 심각한 주제까지 곁들인 재미 만점의 작품이다.
AMC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 매드 멘의 주인공 단 드레이퍼로 나오는 존 햄의 본격적인 빅스크린 주연작품으로 매우 튼튼하고 호감 가는 연기를 보여준다. 인도에서 현지 촬영한 돗떼기 시장 같은 뭄바이 모습과 시골경치도 좋다.
2007년 스포츠 에이전트 J.B. 번스틴(햄)은 한 때 배리 본즈와 에멧 스미스처럼 거물 선수들을 고객으로 데리고 있었으나 인도계 파트너 아쉬(아시프 만드비)와 함께 자신의 독립 에이전시를 차린 뒤로는 슬럼프에 빠진다.
고객 없는 에이전트로 몰락한 번스틴은 어느날 아쉬와 함께 TV로 인도 크리켓 경기를 보다가 인도에 가서 강속구를 던지는 피처를 고르기로 작정하고 뭄바이로 간다. 여기서 번스틴은 우선 재잘대는 아미트(피토바쉬가 재미 있는 연기를 한다)를 심부름꾼 겸 통역으로 고용한 뒤 은퇴한 야구선수 스카웃 레이(알란 아킨)를 미국에서 불러온다.
그리고 전 인도를 무대로 피처 선발 대회를 연다. 상금은 10만 달러이고 뽑히면 미국으로 가서 메이저리그와 계약을 맺는다는 조건. 이어 번스틴과 레이는 인도 방방곡곡을 뒤지고 다니면서 컨테스트를 연다.
여기서 뽑힌 두 사람이 시속 96-97마일의 강속구를 던지는 18세 청년 린쿠 싱(수라지 샤르마ㆍ파이의 인생 출연)과 디네쉬 파텔(마두르 미탈ㆍ슬럼독 밀리어네어 출연). 린쿠와 디네쉬는 번스틴의 집에 유숙하면서 남가주대 투수 코치 탐(빌 팩스턴)으로부터 지도를 받는데 강속구는 포수 글로브에 들어가질 않는다.
이런 연습장면과 함께 린쿠와 디네쉬의 미국에서의 문화갈등이 코믹하게 그려지는데 둘은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도 타보지 못한 깡촌 출신이어서 미국의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번스틴은 어떻게 해서든지 빨리 둘을 피처로 만들어 돈 벌 생각에만 몰두한다. 번스틴 뒷채에 세든 똑똑하고 섹시한 브렌다(레이크 벨)는 새 장소에 적응하느라 고생하는 두 10대를 위로해 주고 조언해 준다. 결국 번스틴은 브렌다의 사랑과 린쿠와 디네쉬의 진심과 열의에 감동해 이 둘을 상품 취급하던 생각을 버리고 아버지처럼 둘을 돌보게 되면서 자기 각성을 하게 된다.
극중 인물들이 모두 개성 있게 묘사됐는데 햄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연기를 잘 한다.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의 연출력도 기민하고 빈 곳이 없다. 온 가족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정신을 고양시켜 주는 영화다.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원 hjpark1230@gmail.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