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2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지상 5층, 지하 4층 규모의 삼풍백화점이 분진과 석면가루를 동반하며 무너져 내렸다. 사망자 502명, 부상자 937명, 실종자 6명 등 사상자만 1,400여명에 달해 ‘해방 이후 최악의 참사’였다.
89년 12월 1일 개장 이후 강남 부유층을 상대로 고가제품을 취급해 ‘과소비 1번지’로 불린 삼풍백화점은 단일 매장으로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 이어 전국 2위의 대형 매장이었다. 하지만 잘못된 설계, 부실시공, 무자격자에 의한 감리, 무리한 매장증설과 증축, 무단 용도변경 그리고 이를 눈감아 준 공무원 등 총체적 부실이 원인으로 드러나 전년도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건과 함께 ‘압축성장의 그림자’로 여겨졌다.
7월 9일 최명석(당시 20세)씨가 사고 발생 11일만에, 그 이후 유지환(당시 18세)씨는 13일만에, 박승현(당시 19세)씨는 무려 17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고 발생 23일만인 7월 21일 잔재를 처리하던 중장비를 철수하는 등 사실상 구조가 마무리됐고 앞서 19일에는 김영삼 대통령이 삼풍백화점 사고 현장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우리나라 최초의 특별재난지역이 됐다.
붕괴 참사로 기소된 피고인은 총 25명으로 삼풍건설산업 이준 회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등으로 징역 7년 6개월, 뇌물을 받고 설계변경을 승인해준 이충우, 황철민 전 서초구청장은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았다.
참사 3년만인 1998년 6월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시민의 숲 남단에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8m높이의 위령탑이 세워졌고 2004년 삼풍백화점 자리에 고급 주상아파트가 들어섰다.
정승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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