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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구하러 내려간 유니나 교사 시신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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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구하러 내려간 유니나 교사 시신 수습

입력
2014.06.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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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 54일째인 8일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담임교사 유니나(28ㆍ일본어 담당)씨의 시신이 수습됐다. 생존자들은 유씨가 사고 당시 탈출이 비교적 쉬웠던 5층에 있었으나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담임교사 중에서는 유씨만 지금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범대본)는 이날 오전 10시35분쯤 선체 3층 중앙식당 의자 밑에서 수습한 여성 1명의 시신이 유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8시 40분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내놓은 DNA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통보를 받은 유씨의 가족은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앞서 이날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 신원확인소에서 가족들은 갈색 파마머리, 니트와 면바지 차림, 왼손 약지에 낀 약혼반지 등을 토대로 유씨가 맞다고 확신했다. 유씨의 어머니 김은례(54)씨는 “애 아빠가 얼굴을 확인했으니 우리 딸 맞죠. 좀 부었을 뿐 얼굴은 안 상했어요”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팽목항 임시 주택에 앉아 남은 실종자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부르며 구조를 기원했다. 유씨의 오빠가 “은화가 나왔으면 좋겠고, 민지, 다윤이, 지현이, 현철이, 영인이”라고 하자 어머니는 “중근이도 있어”라고 말했다. 유씨의 아버지 유진수(58)씨는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도 꼭 나오셔야 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비교적 탈출이 용이했던 선체 5층 조타실 뒤편 객실에 있던 유씨는 배가 갑자기 기울자 계단을 타고 반 학생들이 있는 4층 좌현 선미 다인실로 뛰어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왼편에서 물이 차오르는 것을 일찍 알아차린데다 유씨가 내려가 학생들의 탈출을 도운 덕분에 유씨가 담임을 맡은 2학년 1반은 단원고 10개 학급 중 가장 많은 학생이 구조됐다. 1반 학생 37명 가운데 19명이 생존했다.

하지만 유씨의 시신은 4층이 아닌 3층 식당에서 발견됐다. 유씨는 “3층에도 아이들이 있다”는 한 학생의 전화를 받고 다시 3층으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1반 학생들은 그동안 단원고 정문과 교실 창문 등에 “유니나 선생님 너무 보고싶어요” “선생님! 어서 아이들 손잡고 모두 함께 올라오세요” “수업시간에 주셨던 오차즈케(일본 전통음식) 너무 맛있었어요”라는 글을 써붙이고 유씨를 기다려왔다. 유씨는 9일 오전 7시 헬기에 실려 팽목항을 출발해 안산 고대병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날까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는 291명, 남은 실종자는 13명이다. 실종자는 단원고 학생 7명, 비담임 교사 2명, 일반인 승객 3명, 승무원 1명이다.

진도=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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