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렙 꺾고 佛오픈 단식 정상
풀세트 접전 13년 만에 처음
“한 편의 비장감 넘치는 전쟁이었다. (지그재그, 코너를 찌르는 샷으로)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종목보다 더 스릴 넘치는 경기였다.”
2014 프랑스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전이 열린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 경기장 센터코트 필립 샤트리에. 마리아 샤라포바(27ㆍ러시아)가 3시간2분에 걸친 사투끝에 시모나 할렙(23ㆍ루마니아)을 2-1(6-4 6-7 6-4)로 꺾고 정상에 오르자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렇게 평했다.
샤라포바가 프랑스오픈 두 번째 왕관을 품에 안고 우승상금 165만 유로(23억원)를 손에 넣었다.
2012년 이 대회 우승컵을 차지해 자신의 커리어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모두 우승)을 완성한 샤라포바는 지난해에도 프랑스 오픈 결승전에 올랐으나 서리나 윌리엄스(33ㆍ미국)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서리나가 2회전에서 낙마하는 바람에, 샤라포바가 우승을 향해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정반대였다. 16강전부터 4강까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사만다 스토서(30ㆍ오스트리아), 가빈 무구루자(21ㆍ스페인), 유지니 부샤드(20ㆍ캐나다)를 차례로 만나 모두 2-1 역전승을 거두고서야 결승무대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었다. 반면 결승파트너 할렙은 무실세트로 결승에 안착해 있었다. 샤라포바가 체력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희망이 있다면 할렙과 이전 3차례 만나 전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예상대로 경기는 살얼음 승부로 전개됐다. 1세트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내준 샤라포바는 노련미를 앞세워, 전세를 뒤집고 6-4로 마무리했다.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2-0으로 앞섰으나 타이브레이크 접전끝에 6-7로 내줘 승부를 3세트로 미뤘다. 1세트 52분, 2세트 72분이 소요된 난타전이었다. 경험에서 앞선 샤라포바는 3세트 5-4에서 챔피언 포인트를 꽂아 넣어 53분에 걸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2-1 풀세트 접전은 2001년 제니퍼 카프리아티(미국)-킴 클리스터스(벨기에)이후 13년만이다.
샤라포바는 23일 개막하는 윔블던에서 10년 만에 패권 탈환을 노린다.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여자 단식을 같은 해에 석권한 사례는 2002년 서리나 윌리엄스가 마지막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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