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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 제정운동 거리로 나선 유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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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 제정운동 거리로 나선 유가족들

입력
2014.06.0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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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100만명 돌파

세월호 침몰 참사로 숨을 거둔 단원고 2학년 3반 김도언양의 어머니 이지성(43)씨가 7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 앞에 섰다. 시민들에게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정치적이라는 말을 들을까 봐 6ㆍ4 지방선거기간 활동을 자제했다는 이씨는 “국민들마저 이렇게 무관심하면 우리는 누구의 힘을 받아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겠냐”고 안타까워했다. 흰 천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 일동’이라고 적힌 어깨띠조차 무거워 보였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소속 가족 8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 백만 돌파 발대식’을 가졌다. 이후 이들은 서울역 신촌 강남역 등 서울시내 15곳에 흩어져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서명운동을 벌였다. 가족들이 참사 후 거리 서명운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만 아프고 세상은 잘 돌아가는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서명해달라고 외칠수록 저절로 눈물이 납니다.” 서울 대학로에서 서명운동을 벌인 단원고 고 이수빈군의 어머니 박순미(40)씨는 외면하는 시민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같이 눈물 흘리면서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고마웠다”고 했다.

서울 강남역에서 서명운동에 나선 단원고 고 김호연군 어머니 유희순(47)씨는 희망을 봤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모를 거라고 생각해 서명운동 같은 것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하지만 (격려해주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니 생각이 달라졌죠.”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은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명희(33ㆍ여)씨는 “지나치게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사고 원인과 수습에 대한 진상규명”이라고 했다. 이영진(43)씨는 “참사의 원인이 다양할 텐데 유병언 잡는 것으로만 몰아가는 정부의 방침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이날 5만4,227명의 서명을 추가로 받았다. 지금까지 서명한 사람은 101만6,727명(7일 오후 6시 기준)이다. 가족 1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 1만여명(경찰 추산 2,500여명)이 참여한 4차 범국민 촛불행동에도 동참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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