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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마인드부터 바꿔라”

입력
2014.06.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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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작년 정규리그 2위하고 안주

선수 감싸는 게 리더 아냐"

김성근(72) 고양 원더스 감독이 올 시즌 최하위로 추락한 LG에 쓴 소리를 던졌다.

김 감독은 7일 잠실 LG-KIA전에 아들인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함께 특별 해설위원으로 나서 야구계 특유의 촌철살인과 소신 발언으로 야구팬들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경기 전엔 양상문 LG 감독이 직접 방송 중계 부스까지 올라가 인사를 할 만큼 현직 사령탑들 대부분이 까마득한 제자인 야구계의 ‘대부’다.

김 감독은 해설 도중 “LG가 강팀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팬의 질문에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집중력이 없다. 지난해 LG는 100%, 200% 기량을 발휘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했다. 이병규(9번)가 최고로 잘 했고, 권용관이 기적적으로 돌아왔다. 이진영도 잘 끌어줬다”면서 “하지만 페넌트레이스 2위를 하고 만족했다. 왜 1위를 하지 못했을까라고 자책을 했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고참 선수들이 태만했다. 지난해 같은 시즌이 올해도 계속될 거라는 안일한 계산을 했다”고 따끔한 질책을 이어 나갔다.

그는 전ㆍ현직 LG 사령탑에 대한 아쉬움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젊은 선수들을 예뻐해 주면 다 되는 줄 안다. 2군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게 LG가 가장 심하다”면서 “리더는 선수를 마냥 안고 가는 게 아니라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 초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한 김기태 전 감독에 대해서도 “리더에게 일은 일이고 고민은 고민이어야 한다. 아무리 못 해도 그렇게 빨리 나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 중에도 2회 KIA 공격 1사 1루에서 강한울 타석 때 LG 포수 최경철이 연속으로 피치 아웃을 해 볼카운트가 1-3로 몰리자 “이제 주자는 더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최경철은 저거밖에 안 되는 거다”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2002년 LG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뒤 경질된 김 감독은 LG 구단과 ‘애증’의 관계였지만 LG가 이번 양상문 감독 선임에 앞서 김 감독에게 감독 제의를 했던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김 감독은 현재까지 올해 최고의 선수로 나지완(KIA)과 나성범(NC), 이승엽(삼성)을 꼽았다. 이날 자신이 보는 앞에서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린 나지완에 대해서는 연신 칭찬을 하며 “내가 (대표팀) 감독이라면 나지완은 무조건 뽑는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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