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바 불쇼로 화상 입은 고객에 2억7,000만원 배상
이른바 ‘칵테일 불쇼’를 관람하던 중 불이 옮겨 붙어 화상을 입은 손님에게 바텐터와 업체 측이 2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 박평균)는 ‘칵테일 불쇼’로 화상을 입은 박모(30)씨가 바텐더, 칵테일바 업체 대표, 점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박씨에게 2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칵테일바 체인점의 바텐더 홍모씨는 2011년 10월 바 테이블에 마주 앉은 박씨 등 손님 3명을 위해 불을 사용해 제조하는 ‘슈퍼 칵테일’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술에 붙은 불길이 박씨의 얼굴과 머리에 옮겨 붙었다. 얼굴과 목, 가슴, 양팔 등에 2~3도 화상을 입은 박씨는 이후 바텐더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홍씨가 ‘불쇼’를 진행하면서 화재 예방이나 손님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불길이 손님 쪽으로 향하지 않도록 차단막을 두거나 손님으로부터 1m 이상 거리를 두는 등의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업체 대표와 점장에 대해서도 “불을 사용한 칵테일 제조를 금지하거나 직원들에게 칵테일 제조방법에 대해 철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관리감독을 할 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저버렸다”고 지적하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 박씨는 홍씨가 가까운 거리에서 불쇼를 진행할 경우 화상을 입을 수 있음을 예상하고 불쇼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거나, 탁자에서 멀리 떨어져 앉는 등 불길이 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며 배상책임을 일부만 인정했다.
바텐더 홍씨는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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