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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란 참 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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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란 참 묘한 것

입력
2014.06.0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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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5번기 제1국

백 최철한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8
장면8

장면 8 이 부근이 이 바둑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다. 앞 장면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이세돌이 1로 끊고 최철한이 2로 단수 쳤을 때 당시 대부분의 관전자들이 예상한 진행은 참고도다. 1부터 15까지 피차 외길 수순을 거쳐 엄청난 바꿔치기가 예상되는데, 이 결과는 흑이 유리한 결말이다.

<참고도>
<참고도>

그런데 실전에서는 이세돌이 뜻밖에 참고도가 아니라 그냥 3으로 뻗는 수를 선택했다. 최철한이 4로 이은 건 당연한데, 이때 이세돌이 5, 7을 선수한 후 9로 마늘모한 게 묘수다.

최철한이 일단 10으로 중앙 백돌을 살렸지만, 이세돌이 11부터 15까지 계속 수를 조여서 그만이다. 중앙 흑돌이 보기보다 워낙 수가 많아서 어떻게 둬도 흑이 한 수 빠르다. 결국 흑이 패도 내지 않고 백을 다 잡았으니 엄청난 이득을 봤다. 이세돌의 수읽기가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바둑이란 참 묘한 것. 부분적으로는 흑이 대성공을 거뒀지만, 전체적인 형세는 백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게 당시 관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비록 아래쪽 백돌이 다 잡혔지만, 그 때문에 16, 18을 선수로 둘 수 있어서 우변과 중앙 백돌이 서로 튼튼하게 연결됐고 20으로 뻗어서 좌상 방면이 모두 백의 세력권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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