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LG 지난해 2위에 만족했다”
김성근(72) 고양 원더스 감독이 올 시즌 최하위로 추락한 LG에 쓴 소리를 던졌다.
김 감독은 7일 잠실 LG-KIA전에 아들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함께 특별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고 야구계 특유의 촌철살인과 소신 발언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이 직접 방송 중계 부스로 올라가 인사를 할 만큼 현직 사령탑들 대부분이 까마득한 제자인 야구계의 ‘대부’다.
그는 해설 도중 “LG가 강팀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집중력이 없다. 지난해 LG는 100%, 200% 기량을 발휘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했다. 이병규(9번)가 최고로 잘 했고, 권용관이 기적적으로 돌아왔다. 이진영도 잘 끌어줬다”면서 “하지만 페넌트레이스 2위를 하고 만족했다. 왜 1위를 하지 못했을까라고 자책을 했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고참 선수들이 태만했다. 지난해와 같은 시즌이 올해도 계속될 거라는 안일한 계산을 했다”고 따끔한 질책을 이어 나갔다. 그는 전ㆍ현직 LG 사령탑에 대한 아쉬움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젊은 선수들을 예뻐해 주면 다 되는 줄 안다. 2군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게 LG가 가장 심하다”면서 “리더는 선수를 마냥 안고 가는 게 아니라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 초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한 김기태 전 감독에 대해서도 “리더에게 일은 일이고, 고민은 고민이어야 한다. 아무리 못 해도 그렇게 빨리 나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 중에도 2회 KIA 공격 1사 1루에서 강한울 타석 때 LG 포수 최경철이 연속으로 피치 아웃(pitch outㆍ주자가 도루할 것에 대비해 스트라이크존 보다 훨씬 높거나 옆으로 빠지는 공을 던지는 것)을 요구해 볼카운트가 1-3로 몰리자 “이제 주자는 더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최경철은 저거밖에 안 되는 거다”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2002년 LG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뒤 경질된 김 감독은 LG 구단과 ‘애증’의 관계였지만 LG가 양상문 감독 선임에 앞서 김 감독에게 감독 제의를 했던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김 감독은 현재까지 올해 최고의 선수로 나지완(KIA)과 나성범(NC), 이승엽(삼성)을 꼽았다. 이날 자신이 보는 앞에서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린 나지완에 대해서 연신 “내가 (대표팀) 감독이라면 나지완은 무조건 뽑는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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