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4학년 최수환씨 전국 일주·일본 여행 이어 뉴욕-벤쿠버 횡단에 도전
“오르막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 정상에 도달했을 때 그 느낌이 아주 좋아요. 평지만을 달리면 밋밋하잖아요.”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4학년 최수환(26ㆍ사진)씨는 2012년 15만원을 주고 난생 처음 중고 자전거를 샀다. 그러고는 무작정 페달을 밟아 친구와 함께 한 달 동안 부산과 여수, 군산 등 전국을 일주했다. 최씨는 그전까지 단 한 번도 자전거를 타 본 적이 없었다. 무릎과 팔꿈치가 성할 날이 없었지만, 오르막길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쁨은 잊을 수가 없다.
그는 6일 “가로수나 전봇대를 들이받는 일은 부지기수였고, 2㎙ 아래 도랑에 떨어지기도 했다”며 “하지만 힘겨운 도전이라기보다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고 했다.
최씨는 24세 되던 해 성균관대에 편입한 ‘늦깎이’ 대학생이다. 수능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아 직업학교와 직장을 먼저 거친 때문이다. 자전거는 진학이란 목표를 이루고 난 뒤 찾아온 무기력감을 탈피하기 위한 돌파구였다.
“한창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할 나이에 자격증 공부와 영어 성적을 따야 하는 현실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그래서 자전거로 전국 일주와 일본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일본 여행 땐 3개월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네 살 아래 동생과 50여일에 걸쳐 후쿠오카에서 오사카까지 내달렸다.
올해 여름 그에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혼자서 미국 뉴욕에서 캐나다 밴쿠버까지 ‘북미대륙 횡단’을 하는 것이다. 거리만 무려 9,000㎞다.
“여행만 하는 게 아니라 한국, 특히 독도를 알릴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전통 부채에 독도 그림을 넣어 여행길에 만나는 현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눠줄 겁니다.”
그는 이를 위해 직접 여러 기업에 편지를 써 도움을 요청했다. 이미 세 곳으로부터 타이어와 헬멧 등을 후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취업을 위한 또 다른 ‘스펙’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자전거 여행도 ‘스펙쌓기’가 맞아요. 하지만 전 좋아하는 여행을 스스로 열정적으로 준비할 뿐 결과에 연연해 하지는 않아요. 즐기는 거죠. 큰 차이 아닐까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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