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도 박원순에 밀려... 낙선만큼 쓴 고배
6ㆍ4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에 도전했던 현역 국회의원은 모두 10명으로 이 가운데 5명이 도전에 성공했다. 당선자도 영남과 호남 등 여야 텃밭에서는 여유 있게 낙승을 거뒀지만 수도권 등 접전지에서는 막판까지 개가싸움을 벌인 끝에 아슬아슬하게 결승선을 통과한 경우가 많았다. 일부는 자기 지역구에서조차 밀리는 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수도권 낙선자들은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로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현역 의원 출신 도전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얻은 결과도 제각각이었다. 초박빙이었던 경기지사 선거에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상대 후보를 10%포인트 큰 차로 따돌렸지만 선거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반면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는 자기 지역구에서 상대 후보에 뒤지고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현역 의원 간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선거운동 막판까지 접전이 이어졌던 경기의 경우, 새누리당 남경필 당선자는 자신의 지역구인 ‘수원병(팔당)’에서 52.5%의 득표율을 기록해 경쟁자인 김진표 후보를 5.0%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남 당선자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얻은 득표율은 경기 전체의 득표율(50.4%)보다 2.1%포인트 높았다. 반면 김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수원정(영통)’에서 58.3%의 득표율을 기록, 남 당선자(41.7%)를 16.6%포인트나 앞섰다. ‘집토끼 지키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김 후보가 남 당선자에 비해 한 수 위였던 셈이다.
이처럼 현역 의원 출신들은 자신의 지역구만큼은 철저히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낙선한 새누리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도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대덕에서 49.7%의 득표율로 새정치연합 권석택 당선자(46.3%)를 앞섰고, 새누리당 윤진식 충북지사 후보도 충북 충주에서 51.5%를 득표, 새정치연합 이시종 당선자(46.9%)를 눌렀다.
특히 여야의 텃밭에 출마한 현역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6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새누리당 김기현 울산시장 단선자는 자신의 지역구(남구 을)에서 전체 득표율(65.4%)보다 높은 67.9%의 표를 얻었다. 새정치연합 이낙연 전남지사 당선자도 지역구인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에서 78.4%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도전자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상대후보에 밀려 체면을 구겼다.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는 도전에는 성공했지만 자신의 지역구인 ‘해운대ㆍ기장군 갑’에서 49.9% 득표율을 기록, 50.1%를 얻은 무소속 오거돈에 0.2%포인트나 뒤졌다. 서 당선자가 지역구에서 확보한 득표율은 부산 전역에서 얻은 50.7%에도 못 미쳤다. 서울에서는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동작구에서 새정치연합 박원순 당선자에게 밀려 낙선만큼이나 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정 후보의 지역구 지지율은 41.4%로 서울 전역에서 확보한 지지율(43.1%)보다 낮았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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