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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 거부” 전경인 것처럼 쓴 글, 파기환송심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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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 거부” 전경인 것처럼 쓴 글, 파기환송심서 무죄

입력
2014.06.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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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임복규)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시점에 인터넷에 전경인 것처럼 꾸며 글을 쓴 혐의(명예훼손 및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로 기소된 대학강사 강모(49)씨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당시 강씨는 한 인터넷 라디오 사이트에 올린 글에 자신을 전투경찰 대원이라고 밝힌 후 “저희 전경은 완전히 지쳤습니다. 하여 오늘 자정을 기하여 전경 일동은 시위진압 명령을 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상부가 시민을 개 패듯 패라는 명령만 귀따갑게 한다. 누구를 위해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강씨의 글이 파장을 일으키자 2008년 7월 16일 검찰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전경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강씨를 기소했다.

1심은 강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벌금을 500만원으로 감형했지만 유죄 판단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강씨가 글을 쓴 목적이 시민들의 집회 참여를 독려하려는 것이어서 전경들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하급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무죄를 선고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강씨 글의 전체 내용은 경찰 상부에서 내린 진압 명령이 불법적이어서 이에 불복하겠다는 취지”라며 “전경 개개인에 대한 기존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변동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조원일기자 cs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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