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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윤활유가 효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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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윤활유가 효자네"

입력
2014.06.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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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늘어 신제품 잇단 출시

실적부진에 허덕이는 정유업계에 ‘윤활유’가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정유 부문 손실을 메워온 석유화학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자, 고부가가치 제품인 윤활유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 신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6일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인 ‘PFC 에너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윤활유 시장은 지난 5년 간 성장세 유지하고 있다. 2009년 9억1,800만리터였던 윤활유 수요는 이듬해 10억5,400만리터로 급증한 뒤, 2011년 1.9% 가량 추가로 성장했다. 2012년 들어 1.5% 하락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다시 3.9% 증가하며 10억9,900만리터에 올라섰다.

윤활유는 한번 정제한 원유를 재처리 해 고부가 제품으로 만드는 ‘고도화 공정’에서 나온 기름을 가공한 윤활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혼합해 만든다. 자동차는 물론 선박, 기계류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폭 넓게 사용된다.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업계가 윤활유로 눈을 돌린 건, 석유화학 부문이 공급과잉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합성섬유와 페트병의 원료인 파라자일렌(PX).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등의 수요가 급증해 ‘황금알 낳는 거위’로 평가 받았지만, 올 들어 현지 자급률이 급증하고 경기 침체로 업황이 악화돼 업체들은 잇따라 공장 가동을 축소하고 있다.

업계는 그 대안으로 윤활유 시장에 공을 들이면서, 올 1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SK루브리컨츠 663억원(영업이익률 8.9%), ▦GS칼텍스 547억원(13.0%), ▦에쓰오일 526억원(9.9%) 등 본업인 정유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상당부분 메워주고 있다.

신규 투자도 활발하다. 하루 2만6,000배럴의 생산능력을 지닌 GS칼텍스는 총 생산량의 76%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데, 올해 중동, 호주, 남미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 정유사 ‘렙솔’과 짓는 윤활기유 공장이 올 하반기 가동하면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할 방침이고, 현대오일뱅크도 미국계 정유사 ‘쉘’과의 합작 공장이 이달 준공되면 하루 최대 2만 배럴을 생산한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고급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활유사업이 규모는 작지만 업계 불황으로 인한 적자를 충분히 줄여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 등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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