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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주차] 주말 어떤 영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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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주차] 주말 어떤 영화 볼까

입력
2014.06.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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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 vs '하이힐' 장진 감독과 끈끈한 인연 장동건-차승원 액션 대결

'엣지 오브 투모로우' '죽어야 사는 남자'된 톰 크루즈 그간 흥행부진 떨칠 블록버스터

“내 덕분에 영화 속에서 정장을 입게 됐잖아. 얼굴은 잘생겼는데 정신이상한 군인(‘해안선’)이나 탈북자(‘태풍’) 등 매번 특이한 역할만 하니 정장을 입을 수 있었겠어? 내 덕에 대통령 역도 해보고 고맙다고 해야지.”2009년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촬영현장에서 장진 감독이 장동건을 향해 뼈있는 농을 던졌다. 장동건은 얼굴이 불그스레지면서도 미소를 그렸다. 두 사람의 유대가 만만치 않아보였다.

‘하이힐’은 남성적인 면모가 물씬 풍기는 차승원을 내세워 트랜스젠더의 슬픔을 묘사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이힐’은 남성적인 면모가 물씬 풍기는 차승원을 내세워 트랜스젠더의 슬픔을 묘사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장 감독의 신작 영화 ‘하이힐’은 트랜스젠더 형사의 액션과 애절한 사연을 그린다. 형사의 고단한 삶이 등장하고 트랜스젠더의 서로운 인생이 조폭영화 장르와 만난다. 장 감독은 몇년 전 어느날 장동건과 대화를 나누다 이 전대미문의 이야기를 꺼냈다. 장동건은 재미난 소재라며 영화화에 힘을 북돋았다.

그런데 얄궂다. 이번주 개봉한 ‘하이힐’은 ‘우는 남자’와 흥행 대결을 펼친다. ‘우는 남자’는 장동건의 주연작이다. 장 감독과 장동건은 서로에게 응원을 보내나 관객들은 냉정하다. 5일 ‘우는 남자’는 6만6,989명의 선택을 받았고 ‘하이힐’은 3만488명 관람에 그쳤다. 두 영화 모두 부진한 흥행 성적이다.

‘우는 남자’와 ‘하이힐’은 공통분모가 크다. 인지도 높은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았다. ‘우는 남자’의 이정범 감독은 2009년 ‘아저씨’로 여름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장 감독은 오래 전부터 충무로의 재담꾼으로 자리잡은 스타다. ‘우는 남자’와 ‘아저씨’는 40대 스타배우 장동건과 차승원이 각각 주연해 무게감이 느껴진다. 두 배우가 맡은 역할도 공통점이 있다. 가슴 아픈 과거와 쓸쓸한 내면을 지닌 역할이다.

‘우는 남자’는 몸과 마음이 모두 외로운 한 킬러의 쓸쓸하고도 짧은 생을 그린다. CJ E&M 영화부문 제공
‘우는 남자’는 몸과 마음이 모두 외로운 한 킬러의 쓸쓸하고도 짧은 생을 그린다. CJ E&M 영화부문 제공

‘우는 남자’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한 킬러(장동건)와 그의 타깃이 된 한 여자 모경(김민희)의 사연을 묘사한다. 킬러가 중심인물인만큼 홍콩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총격전이 등장한다. ‘아저씨’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잔인한 장면들이 스크린에 피비린내를 뿌린다. ‘하이힐’도 장 감독 영화답지 않게 웃음기가 빠졌다. 전반부 빠르고 알찬 대사들이 관객들의 입가를 올리나 중반부터는 무겁고 어두운 기운이 스크린을 지배한다. 여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감추기 위해 마초 형사로 살아왔던 지욱(차승원)이 조폭들을 회칼로 난자하는 후반부엔 피가 스크린을 흥건히 적신다. 두 영화의 흥행 부진 요인은 잔혹한 액션이라 말이 나오기도 한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톰 크루즈는 역시나 인류를 구한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톰 크루즈는 역시나 인류를 구한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적어도 대중이 반길 영화는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다. 크루즈가 외계종족에 맞서 절멸 위기에 빠진 인류를 구한다는 내용이 식상하나 볼거리가 많고 이야기 전개도 꽤 참신하다. 최근 작품에서 완벽남으로 묘사되곤 했던 크루즈가 입만 살아있는 공보장교 빌을 연기했다. 실전경험은 한번도 없었던 빌은 자기 의지와는 반대로 초대형 작전에 사병으로 투입된다.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전사를 하는데 그 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빌은 죽임을 당하는 순간 하루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빌은 계속 전사하고 ‘특별한 하루’는 무한 반복된다. 빌은 반복되는 죽음을 통해 강한 전사로 거듭나고 외계종족을 물리칠 묘책까지 알아내게 된다. 빌은 자신과 손을 잡고 외계종족과 맞서는 여전사 리타(에밀리 블런트)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스펙터클에 낭만적인 정서까지 담겨 나쁘지 않은 상업영화가 됐다. 정식 개봉일인 지난 4일에만 37만7,216명이 관람했다.

크루즈의 최근 출연작인 ‘잭 리처’와 ‘오블리비언’은 국내 흥행에서 별 재미를 못봤다. 크루즈가 첩보영화나 공상과학영화라는 한정된 장르에서 영웅적인 면모를 과시하는 제한된 역할만 하다보니 관객들도 피로감을 느낀 듯하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크루즈의 최근 흥행 부진을 떨치기에 충분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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