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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추가 제재 경고 하루 만에... 너도나도 푸틴 모시기

입력
2014.06.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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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영국 총리는 공항에서 올랑드는 앨리제궁에서 만찬

메르켈 총리와도 회담 가져

각국 정상 18명·참전용사 참석

작전 당이 숨진 4500명 기려

프랑수아 올랑드(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비공식 양자 회담을 위해 파리 엘리제궁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프랑수아 올랑드(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비공식 양자 회담을 위해 파리 엘리제궁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로 반목해온 미국ㆍ유럽 정상들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서방 정상들은 전날까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열어 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결의하며 공조했지만 막상 푸틴이 등장하자 너나없이 러시아와 정상회담 갖기 바빴다.

기념식 전날인 5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푸틴은 도착지인 샤를드골공항에서 제임스 캐머런 영국 총리를 만났다. 러시아가 지난 3월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푸틴과 서방 정상의 첫 만남이었다. 회동 직후 캐머런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병력 및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페트로 포로셴코 신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협력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두 정상이 현재 동결 상태인 양국 대화를 활성화하는 문제를 포함, 상호 관계에 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해 전혀 뉘앙스가 달랐다.

푸틴은 이어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했다. 프랑스 정부 당국자는 올랑드가 푸틴에게 포로셴코와 조속한 회동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올랑드는 6일 기념식에서 푸틴과 포로셴코의 자리를 나란히 배치하겠다며 대화 주선 의지를 밝혔다. 푸틴은 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회담을 가졌다.

올랑드는 푸틴과 대면을 꺼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배려해 푸틴과 만찬 직전 파리 시내 식당에서 오바마를 따로 만났다. 올랑드는 이 자리에서 미국 법무부가 자국 최대 은행 BNP파리바에 제재 위반 혐의로 100억달러 규모의 벌금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프랑스와 유럽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개입을 촉구했지만 오바마는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판단할 부분”이라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재무장관은 6일 “BNP에 벌금이 부과된다면 미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부정적 결과를 미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프랑스는 앞서 러시아와 계약한 미스트랄 상륙함 두 척을 예정대로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6일 오후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주무대였던 프랑스 북부 소드항에서 열린 70주년 기념식에는 각국 정상 18명과 각국 참전용사 1,800여명이 참석해 성대하게 치러졌다. 올랑드, 오바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푸틴이 차례로 연설에 나서 나치 독일로부터 유럽을 해방하고 2차대전 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작전 당일 숨진 4,500명을 포함한 군인 희생자들을 기렸다. 기념식에 앞서 정상들은 노르망디 부근 샤토 드 베누빌에서 프랑스 정부가 마련한 오찬에 참석했다.

전체 기념행사는 전날 영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각국 참전용사들이 영국에서 군함을 타고 노르망디 해변에 상륙하고 6일 0시에 맞춰 상륙작전의 교두보였던 소드항 페가수스 다리에서 불꽃놀이가 열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상륙 지점이었던 5개항을 중심으로 당시 전투 상황을 재연하는 행사가 열렸고 연합군 및 독일군 전사자 묘지에는 헌화가 이어졌다. 군함 및 전투기 상륙에 앞서 교두보를 확보했던 공수부대의 낙하를 재연하는 행사에는 영국인 참전용사 족 허턴(89)이 직접 참여해 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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