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과 앙금 남은 듯... 파트너 변화 양상
북한이 러시아와 경제 협력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장성택 처형 이후 중국과 앙금을 털지 못하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끌어내 경제난을 타개해보려는 속셈이 엿보인다. 극동지역 개발에 주력하는 러시아도 최근 옛소련 시절 북한 채무를 거의 다 털어주는 등 경제적으로 북한을 활용할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모양새다.
북한과 러시아는 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통상경제ㆍ과학기술협력위원회’ 제6차 회의를 열어 경제협력과 통상교류 강화에 합의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와 북한은 이르면 이달부터 무역 대금을 달러나 유로 등의 경화가 아닌 러시아 통화 루블화로만 결제하기로 했다. 협력위원회 러시아측 위원장인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북한 내 지하자원 개발 사업에 러시아가 참여하는 방안과 북한이 무역 대금을 지하자원인 현물로 결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자국 내 금광 채굴권을 러시아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러시아 항공기 투폴레프(Tu)-204 여객기 중고 제품을 들여오는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책 제철연합기업소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코크스탄 대금을 제철소가 생산한 주철과 자철광으로 현물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러시아의 거대 금융ㆍ산업 그룹 ‘바조비 엘레멘트’는 북한측에게서 동평양 열병합발전소 복구 사업과 동ㆍ무연탄 채굴 사업 등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러시아 기업 ‘세베르니 프리스키’와 북한 무역회사 ‘청진’은 북평양의 금광 개발과 관련한 예비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갈루쉬카 장관은 또 북한이 러시아 투자자들에게 비자 취득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국 내에서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며 “이 조건은 러시아인들에게만 허용되는 것으로 중국인들도 이만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억1,200만달러였던 양국 교역 규모가 조만간 4억~5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며 10억 달러 목표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