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충청권 4곳 싹쓸이
강원지사 수성에도 성공
여는 인천·경기서 승리
수도권 완패 우려 떨쳐내
6ㆍ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여당 우위의 ‘9 대 8’ 구도가 ‘8 대 9’로 역전되긴 했으나, 절묘한 분할 구도의 흐름은 이어지게 됐다. 승패의 가늠자가 된 중원 승부에서는 야당이 6대 2로 앞서며 우세한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3곳 중 여당이 2곳을 가져가면서 여야 누구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최종 개표 결과 중부권 광역단체장 8곳 중 절반에 이르는 4곳에서 3%포인트 차 이내의 초접전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박빙의 대혈전이었다. 5일 새벽이 돼서야 승부가 갈린 경기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를 0.8%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따돌렸다. 강원이 1.6%포인트 격차였고, 인천(1.8%포인트)과 충북(2.1%포인트)에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혈투가 펼쳐졌다.
수도권의 경우 새누리당이 경기와 인천 승리를 토대로 2010년 선거 때와 같이 2대 1의 우세를 보였다. 이번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야당이 2 대 1로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세월호 참사의 악재 속에서도 여당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선거 전 내심 수도권 싹쓸이까지 기대했던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역전을 당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내용적으로는 패배했다”는 소리도 없지 않다. 다만, 수도권의 ‘노른자’라고 할 수 있는 서울을 수성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 분위기다.
이번 선거의 광역단체장 판도 변화 중 가장 주목할 점은 야당이 충남과 충북, 대전 등 충청권을 싹쓸이하고 강원지사 수성에도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 지역은 당초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주도권을 잡았던 곳이다. 지난 2010년 선거에서 야권이 분위기 반전시켰으나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다시 새누리당 우세 흐름으로 바뀌었다. 이번 선거에서 여야의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야당의 압승이었다.
이를 두고 현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득표율과 이번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득표율을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충남 지사 선거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의 득표율은 박 대통령의 득표율보다 12.6%포인트나 낮은 44.0%에 그쳤고, 충북지사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가 박 대통령의 득표율(56.2%)을 한참 밑도는 47.7%를 얻는 데 머물렀다.
공무원들이 몰려 있는 세종시장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이춘희 후보가 57.8%로 새누리당 유한식 후보를 15% 포인트 넘게 압도적으로 제친 것을 두고서는 ‘관피아 척결’을 내세운 박근혜정부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만이 집단적으로 표출된 결과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 초선 광역단체장이 무려 11명이나 당선돼 광역단체장이 대폭 물갈이됐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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