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과 광주, 중부벨트에서 승리하면서 일단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잠시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전략공천 과정에서 이미 두 대표의 리더십이 큰 상처를 입은 데다 경기와 인천을 모두 새누리당에 내주며 얽히고설킨 당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월 통합신당인 새정치연합의 출범 이후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와 공천 갈등으로 휘청거리던 두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로 정치적 고비를 하나 넘었다는 평이 나온다. 당장은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고 다음달 30일 실시되는 재ㆍ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내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안 대표는 자신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으로 치러진 광주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사람’으로 분류되는 윤장현 후보가 압승하면서 정치적으로 기사회생 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의 경우 경기 안산시장 선거에서 자신이 전략 공천한 제종길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와 마지막까지 역전을 거듭한 끝에 힘겹게 당선되며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로 두 대표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정부ㆍ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비등했던 것에 비하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도권에서 경기 탈환과 인천 수성에 실패하며 ‘반쪽 승리’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박지원 의원은 5일 자신의 트위터에 경기 인천지역 패배와 관련, “광주 전략공천, 당력 광주 집중으로 경기 인천 등지에서 효과적으로 지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천은 안 해야 하고 7·30 재보궐 선거 공천 때 지분 나눠 갖기가 재연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선거의 성적표가 합당 카드로 인한 ‘안철수 효과’가 아닌 ‘세월호 참사’ 때문이라는 점도 안 대표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이 때문에 7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안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보선에서 수도권 지방선거 패배를 만회할만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둔다면 차기 당권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조기 전당대회 요구 등 책임론이 제기되며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몸을 낮추고 있던 친노 등 여러 계파가 틈새를 파고 들 공산도 적지 않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두 대표에 대한 평가가 어정쩡한 선거결과로 잠시 유예됐을 뿐”이라며 “당 지지율을 반등할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재보선 이후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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