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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의 현지영어 정통영어

입력
2014.06.0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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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Listening and Speaking

발음의 선호도 (Preferred Accents) 1

가장 섹시한 억양을 놓고 Facebook 이용자들이 투표한 결과가 있다. 인기 순으로 말하면 Trinidadian이 1위이고 이어서 French, British Oxford, Spanish, Italian, British English, Australian, Irish, Brazilian Portuguese, Nigerian, Scottish, Turkish, Russian, Indian, Indonesian, Japanese, Jamaican, Thai, Philippino, Southern U.S., South African, German, Arabic, New Zealand, Korean, Swedish 순이다. 이들 25개국 가운데 영어를 공영어로 쓰는 나라가 절반 정도인데 그 영어 억양은 90% 이상이 영국 억양과 그 아류들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서인도 제도의 조그만 나라 Trinidad에서 사용하는 영어 억양이 호감도에서 단연 1위라는 점이다.

Youtube.com에서도 Trinidadian accent가 자주 소개되는 건 영어의 주류인 미국이나 영국의 발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발음 중에서 이들과 가장 근접한 건 한때 Mid-Atlantic English Accent, 혹은 Trans-Atlantic Accent로 불리던 억양이다. 연극 무대에서 상류층 발음으로 훈련하던 것인데 대서양을 오가며 유럽 영국과 무역을 하던 비즈니스맨들이 자연발생적으로 체득하게 됐다. 지나치게 멋 부리는 영국식도 아니고 혀를 굴리는 미국 발음도 아닌 그 중간쯤의 세련되고 듣기 좋은 발음이다. 되도록 r음을 생략하고 깔끔하게 발음하는 게 특징이다.

2차 대전 이전까지는 미국의 상류층 자녀에게 영국 남부의 RP(Received Pronunciation)발음을 가르쳤다. 유명 인사 중에는 22, 24대 Grover Cleveland 대통령과 25대 William McKinley, 26대 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이 소위 상류층의 발음으로 잘 알려져 있다. William McKinley가 오늘날 미국 영어의 표준 발음으로 알려진 중서부 지역 Ohio 토박이인 반면 Cleveland와 Theodore Roosevelt가 New York에서 자랐음에도 근사한 영어 발음을 구현한 것은 상류층의 특별한 교육을 받아서인 듯하다.

나이지리아, 남아공, 스코틀랜드 등의 발음이 꾸준히 인기가 있는 것도 영국의 기교보다는 비교적 순수하고 깔끔한 발성이기 때문이다. Jamaican accent와 더불어 Trinidad 사람들의 영어는 기름칠한 듯 매끄러우면서도 기교가 없어 알아듣기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 Best, perfect accent 같은 표현이 불가능한 마당에 most sexy accent라고 할 때의 기준은 듣기 즐겁고 이해하기 쉽다는 데 있다. 이런 점을 참고해서 우리의 영어 발음 교육도 200년 전의 사전식 발음 기호가 아니라 듣기 좋고 소통하기 쉬운 발성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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