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는 거센 여풍과 함께 현역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했다. 6ㆍ4 지방선거 개표 결과 여성 구청장이 4명이나 당선돼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고, 현역 구청장 22명이 출마해 20명이 재선에 성공했다.
서울 구청장 선거에는 총 11명의 여성 후보가 10개 지역구에 출마했다.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에서는 새누리당이 공천한 여성 후보 3명이 모두 당선됐고 양천구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신인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시에서 여성 구청장이 4명 이상 나온 건 처음이다. 민선 1~3기에는 한 명도 없었고, 민선 4기에 1명, 5기에 2명이 당선됐다.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재선에 성공했다. 이 또한 여성구청장의 첫 재선 기록이다. 신 구청장은 서울시 행정국장, 여성가족정책관 출신 행정전문가다. 박 구청장은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49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행정가로 변신한 일화로 유명하다.
서초구에선 최초의 여성 구청장이 탄생했다. 조은희 당선인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으로 당의 여성 전략공천으로 출마했다. 이에 반발한 진익철 전임 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결국 남성 후보들을 누르고 여풍의 주역이 됐다.
양천구에서는 새정치연합이 공천한 김수영 후보가 두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됐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후보는 이제학 전 양천구청장의 부인이기도 하다. 선거 초반에는 국회의원 출신의 오경훈 새누리당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한편 현직 구청장들은 ‘현역 프리미엄’ 효과를 충분히 누렸다. 선거에 나선 22명의 현역 구청장 가운데 정당 간판을 들고 나간 후보들은 모두 당선됐다. 오영식 새정치연합 서울시당위원장은 “세월호 사태 이후 선거가 유세 없이 조용하게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신인들의 도전이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면서 “현역 구청장에 유리한 구도 속에서 세월호 정권 심판 민심과 맞물려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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