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광역ㆍ기초 단체장 ‘싹쓸이’
6ㆍ4 지방선거 결과 울산은 새누리당 후보들이 광역시장과 5개 구ㆍ군 단체장을 싹쓸이 했다. 광역의원의 경우도 민주당에 비례의석 1석을 내준 것을 제외하곤 석권했다. 지역 국회의원 5석을 모두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가히 새누리당 독주 체제라 할만하다.
개표 결과 울산시장엔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가 65.4%를 득표, 2위 정의당 조승수 후보(26.4%)를 더블스코어 이상의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중구 박성민, 남구 서동욱, 동구 권명호, 북구 박천동, 울주군 신장열 등 새누리당 후보들이 모두 당선됐다.
울산이 1997년 광역시로 승격한 이래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을 특정 정당이 독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네 차례의 선거에서 울산시장은 모두 새누리당 전신 한나라당 후보가 독점했지만, 기초단체장은 진보정당이나 무소속 후보와 나눠 가졌다.
2회 지방선거(1998년)에서는 당시 노동자 지지를 업은 무소속 김창현, 조승수 후보가 동구와 북구를 차지했고, 3회(2002년)엔 민주노동당의 이갑용, 이상범 후보가 역시 동구와 북구를 거머쥐었다. 4회(2006년) 땐 무소속 정천석 후보가 동구청장에 당선, 한나라당 독식구도를 막았다. 5회 선거(2010년)에선 무소속 조용수 후보와 민주노동당 윤종오 후보가 각각 중구와 북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울산에서의 새누리당 강세, 노동(진보)세력 약세 현상은 앞서 지난 총선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16대 총선(2000년)에선 무소속 정몽준, 17대(2004년)엔 국민통합21 정몽준과 열린우리당 강길부, 18대(2008년) 무소속 강길부 등이 한나라당의 독주를 저지했지만 19대(2012년)에 이르러서는 울산의 6개 지역구를 모두 한나라당이 차지, 이번 지방선거의 전주곡이 됐다.
당초 세월호 참사로 정권 심판의 성격이 강한 이번 선거에서 울산 새누리당의 완전 승리는 의외의 결과다.
김기현 울산시장 당선자는 “선거결과를 보고 우리도 크게 당황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이라 생각하는 다른 지역 후보들이 매우 고전한 상황에서 울산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라면서 “과중한 성원을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석권’은 동구와 북구청장을 탈환했기에 가능했다.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 소속이 현직 구청장인 두 지역에서 열세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두 곳 모두 비슷한 성향의 야권 후보가 복수로 출마하는 바람에 표가 분산돼 새누리당에 결정적인 승인을 제공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전통 노동 강세지역인 북구와 동구가 갈수록 보수화되고 있다는 점을 진보진영이 간과한 듯 하다.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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