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25개 자치구 중 22곳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압도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여당 텃밭인 강남3구에서 선전한 게 눈길을 끈다.
박 시장은 2011년 보궐선거 때 53.4%를 득표하며 여유있게 당선됐지만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만큼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큰 폭으로 지며 고전했다.
박 시장은 당시 강남에서 38.3%, 서초에서 39.6%의 지지율을 얻는 등 40%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보궐선거 당시 48.53%에 그쳤던 송파에서는 절반이 넘는 53.41%를 득표해 정 후보(45.88%)를 크게 앞섰다.
강남과 서초에선 여당 후보를 이기지는 못했지만 각각 45.04%, 47.17%를 얻어 3년 전보다 지지율 상승폭이 5%포인트를 훌쩍 넘었다. 용산에서도 49.36%를 득표해 정 후보(49.93%)에 바짝 따라붙었다. 2011년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의 득표율은 47.82%였다.
박 시장은 첫 공식선거운동 일정으로 배낭을 메고 강남지역에 뛰어드는가 하면, 대규모 미개발지인 영동권역을 국제교류지구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강남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특히 전임시장들도 개발계획 얼개만 발표하고 손대지 못했던 한국전력 이전 부지·코엑스 일대는 구역별로 나눠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며 비교적 세밀한 청사진을 내놨다.
'필요한 개발은 한다'는 점을 강조해 부동산 등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심어준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지만 30년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정당 색채를 최소화한 게 강남지역 중도층을 움직이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박 시장은 실제로 출마선언 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등에서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시민파"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정치색은 최대한 없애고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강조해왔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인 정몽준 후보에 큰 차이로 승리한 데 이어 여당 텃밭인 강남3구에서도 점차 지지를 확보해나가고 있는 게 확인되면서 박 시장의 야권 차기주자로서의 입지도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전날 승리선언에서 "서울시장이 된 첫 마당에 그런 말(대선 언급)은 적절치 않다. 서울시민만 바라보고 열심히 가겠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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