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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ㆍ교육감 엇갈린 선거 결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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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ㆍ교육감 엇갈린 선거 결과 왜

입력
2014.06.0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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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 이재정 당선인(왼쪽)과 인천시교육감 이청연 당선인이 5일 오전 경기도 안산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6·4 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 이재정 당선인(왼쪽)과 인천시교육감 이청연 당선인이 5일 오전 경기도 안산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6ㆍ4 지방선거에서 민심은 여야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선거를 한 달 보름 앞두고 터진 세월호 참사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 시ㆍ도 교육감 선거 결과는 달랐다. 진보 성향 후보들이 압승을 거뒀다. 왜 이런 결과가 빚어졌을까. 진보 후보가 단일화한 반면 보수 진영에선 후보가 난립, 표가 분산됐기 때문이라는 정치공학적 분석도 있지만 야당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생긴 기존 질서에 대한 반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진보 교육감 후보 입장에선 정당 공천 대상이 아니란 점이 외려 호재가 됐다는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앵그리 맘’ 교육관 달라져

5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엇갈린 선거 결과의 배경은 크게 네 가지 정도다. 우선 교육관의 변화다. 한때 선행 학습에 열을 올리며 사교육 시장을 달궜던 ‘극성 엄마’들이 최근 1~2년 새 속속 감성 교육 쪽으로 전향하기 시작한 터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매사 고분고분한 모범생을 양성하는 데 치중하는 기존 입시 위주 교육에 아예 기대를 접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시에 따르다가 많은 학생들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보다 다치지 않고 튼튼하게 자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기게 된 소위 ‘불량 엄마’들이 많아진 게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진보 단일화도 상당한 변수였다. 세월호 참사 뒤 나타난, 서열화 교육에 대한 성찰과 무상급식ㆍ혁신학교 등 진보 교육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주요 지지 요인이었겠지만, 비(非)진보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실패에 따른 반사 이익도 무시할 수 없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변화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변화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 구태, 지지층 확대 가로막아

‘큰 사고를 친’ 여권 못지 않게 야당 역시 지리멸렬한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및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참여 세력 간 알력과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여부를 둘러싼 말 바꾸기 등이 지지층을 늘리는 데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게 야당 주도로 비등한 정권 비판 여론과 맞물리면서 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불리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자만 보고 투표하는 교육감 선거와 달리 정당까지 고려하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야당을 적극적으로 밀 것인지 에 대해선 유권자들이 주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여당에 문제가 있다고 그 대안 세력으로 야권에 힘을 싣기엔 새정치연합이 미덥지 못하단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1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대규모 유세를 벌인 가운데 선거운동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 흘리는 사진과 '위기의 대한민국, 부산이 구합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1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대규모 유세를 벌인 가운데 선거운동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 흘리는 사진과 '위기의 대한민국, 부산이 구합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 “박근혜 도와주세요” 마케팅 어느 정도 성공

세월호 사고에 따른 민심 악화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선전한 데 대해 막판 ‘박근혜 마케팅’이 일정 부분 성공을 거뒀다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권 심판론 확산에 위기감을 느낀 새누리당이 선거 막판 들고 나온 ‘박근혜 지키기’ 안정론이 보수층을 결집하는 데 힘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특히 텃밭인 부산과 대구에서 효과가 컸다. 투표일 얼마 전까지 각종 여론조사 지표들이 부산의 오거돈 후보와 대구의 김부겸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점쳤지만 결국 이런 예측들이 모두 빗나간 것은 막판 유권자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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