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와 ‘친박’의 대결로 여겨졌던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여유 있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후보는 개표 초반 새누리당의 정진석 후보의 선전에 진땀을 흘렸다.
4일 오후 6시 안희정 후보 캠프는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 정진석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는 순간 크게 술렁였다. 캠프관계자들은 초조한 마음에 감추지 못하고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출구조사에서 안 후보가 49.8%로 48.1%의 정 후보를 겨우 1.7% 포인트 앞섰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은 선거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에게 선두를 한번도 내주지 않아 여유 있게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5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안 후보가 51.12%, 정 후보가 44.60%로 17,509표 차이를 보이는 등 꾸준하게 격차를 벌여 당선이 확실시 되자 캠프관계자들은 안도하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는 아버지에 이어 2대(代)째 도지사에 도전하는 ‘친박’의 정 후보와 차기 대망론을 앞세운 현직 도지사인 ‘친노’의 안희정 후보가 대결했다.
안 후보는 “새로운 국가와 지역발전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의 중요한 과제들을 지방도정에서 실천해 당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돌파구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4년에 대한 평가와 심판이다, 재선을 염두에 둔 후보의 과거 성적에 대해 냉정하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것이 기본이다”라며 “대통령이나 장관, 총리의 도움 끌어내는 역량이 안 후보보다는 더 낫다"고 맞받아쳤다.
이번 선거는 이전의 선거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자민련, 국민중심당 등 충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사라지면서 양당구도를 형성하며 2017년 대선이 선거이슈로 떠올랐다.
대권문제를 이슈로 확산시킨 장본인은 안 후보다. 그는 지난달 17일 “‘지방정부 운영을 통해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확신이 든다면 그 다음날이라도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선언하겠다”며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선거기간 내내 ‘꼴찌도정’ ‘충남도정 실패론’에 시달렸다. 정 후보는 “충남이 발전하려면 박근혜 정부와 호흡하면서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여당 소속 도지사가 나와야 한다” 고 공격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까지 선거마케팅에 동원하면서 ‘힘있는 후보론’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내 편 네 편 가르는 정치를 바꾸고 정부 주도형 낡은 국가 운영방식을 극복하겠다”며 “지역주의를 깨고 낡은 이념 정치를 극복해 원칙과 소신도 없는 출세·기회주의를 과거로 만들겠다”며 맞받아쳤다.
그는 “사업이나 예산이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배정된다면 어느 누가 그 정부를 신뢰하고 따를 수 있겠느냐”며 “이런 생각 자체가 낡은 생각이고 그렇게 정치를 하는 것이 바로 낡은 정치”라고 ‘집권 도지사론’을 주장하는 정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또한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추모분위기에 맞춰 조용한 선거기조를 유지했다. 로고송, 율동, 동원유세 등을 하지 않고, 간담회와 유권자와의 만남 등의 일정을 늘리는 방법으로 기존의 선거방식의 변화를 유도했다
또한 중앙당의 화력지원을 외면하고 본인의 이름만으로‘나 홀로 선거’를 치르면서 그는 자신이 진짜 ‘잠룡인가’를 확인하는 기회로 삼았다.
천안=이준호기자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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