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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대 가림막 왜 없나" 선관위 직원과 실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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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대 가림막 왜 없나" 선관위 직원과 실랑이

입력
2014.06.0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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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사무국장이 선거 참가자 75명에

"분위기 좀 알려 달라" 카톡

투표비밀침해죄 논란

제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4일 전국 1만3,665개 투표소에는 오전 6시부터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투표는 대체로 차질 없이 진행됐으나 이번 선거에서 도입된 가림막 없는 기표대 때문에 비밀투표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유권자들와 선관위 직원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115세 어르신도 한표 행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초등학교 투표소가 문을 열기 전부터 기다리다 가장 먼저 투표한 정자현(58ㆍ사업)씨는 “아무리 바빠도 투표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며 “투표도 하지 않고 정부에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령이나 장애도 시민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의지를 막지 못했다.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불편한 채화자(74)씨는 남편과 지팡이에 의지해 서울 강북구 수유3동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기표대 안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도 했지만 채씨와 남편은 “투표는 우리 권리인데 우리가 안 하면 누가 하냐”고 말했다. 주민등록상 나이가 115세 제주도의 오윤아 할머니도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꿋꿋이 한 표를 행사했다. 울산 유일 비구니 사찰인 석남사 스님 30여 명도 오전 공양 뒤 단체로 울산 울주군 궁근정초등학교에서 투표권을 행사했고, 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동포 700여 명이 모여 사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1동 ‘고향마을’ 주민들도 투표에 참여했다.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특구의 결혼이민자와 외국인 유학생들을 비롯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한 표를 행사했다.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인 4일 오전 서귀포시 예래초등학교에 마련된 예래동 제2투표소에서 도내 최고령자인 115세의 오윤아 할머니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인 4일 오전 서귀포시 예래초등학교에 마련된 예래동 제2투표소에서 도내 최고령자인 115세의 오윤아 할머니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림막 없는 기표대 논란 가열

지난달 30, 3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일부 유권자들의 항의를 받았던 가림막 없는 신형 기표대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오전 9시쯤 서울 송파구 잠실3동 투표소에서 배순자(66ㆍ여)씨는 “가림막이 없어 누구를 찍는지 다 들여다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북 전주시 여울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한 유권자도 “기표대에 가림막이 없다”고 항의하며 선거 관리인들과 승강이를 벌였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서울 광진구을 사무국장 김모씨는 이날 오후2시쯤 광진을 지역의 선거참가인 75명이 등록한 단체 카톡방에 “분위기 파악을 해 달라. 여당과 야당 어느 곳에 더 표가 가는지 참관인석에 앉아 있으면 잘 보인다. 판세 분석도 부탁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투표를 의사에 반해서 강제로 알려달라고 하는 행위가 ‘투표비밀침해죄’등에 해당하는 만큼 공개투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영주권을 가진 이탈리아인이 6·4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한남초등학교에 마련된 한남 제3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기표소를 확인하고 있다. 영주권 취득 이후 3년이 지난 외국인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선거인명부에 따르면 외국인 유권자 수는 4만 8천428명으로, 지난 2010년 5회 지방선거(1만 2천899명)에 비해 네 배가량 증가했다. 뉴시스
영주권을 가진 이탈리아인이 6·4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한남초등학교에 마련된 한남 제3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기표소를 확인하고 있다. 영주권 취득 이후 3년이 지난 외국인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선거인명부에 따르면 외국인 유권자 수는 4만 8천428명으로, 지난 2010년 5회 지방선거(1만 2천899명)에 비해 네 배가량 증가했다. 뉴시스

할머니 돕다 투표용지 찢은 20대 남성 입건

크고 작은 소동도 잇따랐다.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신분증을 분실한 지적장애인 정모(27)씨가 선친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투표하러 왔다 발각돼 경찰조사를 받았다. 경기 부천시와 충북 청원군에서는 투표용지 인증샷을 제지 당한 유권자가 용지를 훼손해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마포구 신수동 제4투표소에서도 한글을 모르는 친할머니(88)가 투표하는 것을 돕던 이모(20)씨는 참관인이 “후보 선택에 개입해선 안된다”며 제지하자 홧김에 할머니의 투표용지 4장을 훼손해 경찰에 입건됐다. 한편 지난달 30일 5일 일정으로 방한한 미국, 중국, 독일 등 45개국 53개 선거관련 기관 관계자 120여명도 투ㆍ개표 과정을 지켜봤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정지용기자 cdrag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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