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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이 시대 아이들의 엄마가 되자

입력
2014.06.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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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그 시절 잘 키워진 이 땅의 딸들은 사회에 진출한 후 선택을 강요받았다. 가정이냐, 직장이냐. 그리고 많은 여성들은 어쩔 수 없이 가정을 선택했고, 일부 여성들은 ‘골드미스’로 남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국내 3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7%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정부가 정성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육아휴직 제도 이용 활성화 등 여성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효과도 있지만, 여성들이 일에 더 열중하기 위해 결혼 자체를 기피하거나 늦추고 육아부담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도 일부 작용한 결과라고 보인다.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인 인식이 개선돼 일을 포기하고 가정을 선택했던 많은 여성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지만,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것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사회 여건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정부는 남성중심의 경직된 노동시장을 능력과 열정을 갖춘 여성도 맘껏 일할 수 있도록 바꾸기 위해 많은 제도들을 손질하고 있다. 우선 육아로 인해 여성이 경력이 단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육아휴직 대상 아동 연령을 만 6세에서 8세로 확대했다. 남성이 소득감소의 부담 없이 육아휴직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오는 10월부터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두 번째 육아휴직 사용자에게 1개월의 육아휴직 급여으로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한다. 또한 근로시간을 줄여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사용기간과 지원급여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9월부터는 임신 12주 이내와 36주 이후에 있는 여성 근로자가 1일 2시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제도가 300인 이상 기업부터 시행된다. 이 제도 시행으로 임산부가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시간제 보육, 야간 보육 등 다양한 보육형태를 갖추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이미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맞춤형 직업훈련 확대는 물론 시간선택제 일자리, 스마트 워크 및 탄력근무제 확산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히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노력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올해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한 IT기업은 영유아기 자녀가 있는 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일·가정 양립지원 제도를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여성 근로자의 근속년수가 남성보다 높아졌다. 상식을 뛰어넘는 결과다.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해 중소 제조업체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극복한 사례도 있다.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육아기에 반일근무제를 실시하고, 퇴직한 여성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재입사를 허용하는 등 여성친화적 경영을 적극 실천해 인력 걱정도 사라졌다.

이렇듯 여성의 육아부담을 줄이고 남성의 육아참여를 촉진해 얻어진 근로자의 만족감을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에너지로 활용하고 위기도 극복하는 지혜로운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각종 제도를 마련해 시행한다 해도 기업을 비롯한 우리 사회가 다음 세대의 양육을 ‘엄마’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만 짊어지게 한다면 이런 제도들도 기업에게는 거추장스러운 규제로 전락하고 만다. 정부 사회 남성 모두가 이 시대 아이들의 ‘엄마’가 되기를 자청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곳에 신이 있을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세상의 모든 곳에 엄마가 있을 수 없으니 우리 모두가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다음 세대를 건강하게 길러내고, 엄마들도 기업에서 사회 곳곳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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