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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여유 있게 재선 성공 "서울은 4년 더 시민이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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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여유 있게 재선 성공 "서울은 4년 더 시민이 시장이다"

입력
2014.06.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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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내내 큰 표차 리드 자정넘어 당선 확실시 되자 캠프 찾아 소감 밝혀 鄭 "시민 뜻 수용" 패배 인정 안철수 양보로 시장 된 朴 정치 입문 3년도 안돼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5일 부인 강난희씨와 함께 종로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에게 선물을 받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5일 부인 강난희씨와 함께 종로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에게 선물을 받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6ㆍ4지방선거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개표 과정에서 줄곧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서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했다. 박 후보가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 중 한명인 정 후보를 큰 득표율 차로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하면서,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야권 유력 대선후보로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5일 0시 30분 현재 개표가 15.2% 진행된 가운데, 박 후보는 득표율 57.7%을 기록해 정 후보(41.5%)를 16.2%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당선이 확실시 되자 박 후보는 부인 강난희씨와 함께 캠프를 찾아 “서울은 4년 더 시민이 시장이다”고 선언, 밤늦게까지 모여있던 지지자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박 후보는 “저의 당선은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함께하며 변화를 요구했던 시민의 승리”라며 “언제나 시민만 생각하고 시민 편에 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전날 오후 6시 방송 3사가 출구조사 결과 박 후보 예상 득표율이 정 후보 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다고 보도하자, 두 캠프는 희비가 엇갈렸다. 종로 광장시장 옆에 자리한 박 후보 선거사무소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고, 여의도 새누리당사 맞은 편에 마련된 정 후보 선거사무소는 무거운 침묵이 깔렸다.

박 후보 캠프에는 이날 오후 한 때 구 별로 집계된 투표율이 정 후보 지역구가 있는 동작구와 강남지역에서 높게 나오는 반면 상대적으로 야권성향이 강한 강북지역이 낮게 나오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보수 표 결집을 우려한 때문이다. 더딘 개표가 초조함이 더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도감이 커졌다.

박 후보는 지난 2011년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53.4%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46.2%)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 중 한 명인 정 후보마저 큰 격차로 물리쳤다. 이로써 정치입문 3년을 채우지 않은 박 후보가 명실상부한 야권 유력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박 후보는 한국 시민운동의 개척자로, 지난 2011년 10ㆍ26 재ㆍ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야권단일 후보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처음 정치에 발을 들였다. 당시 선거 승리는 유력한 야권 후보로 거론되던 안 공동대표의 양보와 지지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하지만 자력 재선에 성공하면서 안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여당 지지세가 강한 강남3구(서초ㆍ송파ㆍ강남)에서 지난 보궐선거 당시 40% 안팎으로 높았던 득표율을 이번에 50% 가까이로 끌어올린 것이 박 시장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1956년 경남 창녕의 농가에서 2남 5녀 중 여섯째(차남)로 태어난 박 후보는 75년 서울대 1학년 때 반독재 시위에 참가했다 투옥된 이후 80년대에는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94년 참여연대를 만들었고, 사법개혁운동ㆍ소액주주운동ㆍ국회의원낙천낙선운동 등을 이끌었다. 2000년에는 1%나눔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정 후보 캠프는 선거 초반부터 무차별적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며 보수 지지층 표 결집으로 판세를 뒤집으려 했지만,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 후보는 오후 5시 55분쯤 선거사무소를 찾아 굳은 표정으로 개표 방송을 10여분 간 지켜보다 자리를 떴다. 5일 0시 10분쯤 캠프를 다시 찾아 그는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2002년 대권가도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정 후보는 이번 선거 승리로 ‘어게인 2002’를 꿈꿨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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