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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손잡고 서방 견제 합작 신용평가기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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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손잡고 서방 견제 합작 신용평가기관 만든다

입력
2014.06.0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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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을 견제하며 경제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신용평가기관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3일 양국 금융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중국과 독립적인 신용등급 평가 체제의 수립을 논의하고 있다”며 “많은 국가들이 신용평가기관이 더욱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양국과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사업 및 투자 적격도를 평가하는 체제를 마련한 뒤 이를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영어매체 러시아투데이(RT)는 양국이 새로운 기관을 설립하거나, 지난해 양국과 미국이 공동 설립한 신용평가회사 유니버설크레디트레이팅그룹(UCRG)을 확대 개편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국이 피치(영국), 무디스(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ㆍ미국) 등 3개사가 장악하고 있는 신용평가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은 서구 중심의 신용등급평가 체계로부터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의심 때문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 국면에서 S&P는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투자 부적격)등급 바로 윗단계로 떨어뜨렸다. 이로 인해 러시아에선 올해 1분기 동안 51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중국 정부 또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박한 평가 때문에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불만을 터뜨려왔다. 실루아노프는 새 기관이 기존 서방 기관들의 신용평가 체계를 따를 것이라면서도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한 경제적 평가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루아노프는 “중국 투자은행들이 러시아 극동 및 시베리아 인프라 구축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투자시 특혜를 약속했다. 양국 재무장관은 또 상호교역시 각국 통화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21일 양국 정상 입회 아래 10년 동안 끌어온 가스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경제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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