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출구조사 자료 '외부 유출' 여-야 "선거법 위반" 반발
6?4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KBS가 내부 준비용으로 만든 가상 출구조사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접전 지역인 인천·경기·강원·충북 등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이 앞선 것으로 나타난 이 자료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유포되자 여야 정당들은 즉각 반발하며 민감하게 대응했다.
KBS는 이날 오후 포털사이트에 연동된 자사 지방선거 특집 홈페이지에 17개 광역단체장에 대한 가상 출구조사 결과 수치와 당선자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가 삭제했다. KBS는 이날 오후 늦게 “선거 당일 오후 6시에 발표되는 실제 출구조사와 전혀 관계 없는 것으로, 홈페이지 내부 테스트용 가상 수치”라며 사과했다. KBS는 “해당 홈페이지는 외부 공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숨겨진 홈페이지”라며 “일단 외부인이 관여된 악의적 유출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자료가 가상 수치라고 하더라도, 선거를 하루 앞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유출되면서 유권자들에게 오해를 줄 소지가 다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사무총장 등은 이날 자료 유출 사실이 알려진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관권선거이자 불법선거 공작”이라고 반발하며 길환영 KBS 사장 사퇴와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접전 지역에서 새정치연합 측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난 자료가 보수층의 결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이번 유출 사고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판단 아래 심히 우려스럽다고 보고 중앙선관위와 KBS측에 즉각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불법 관권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그러려면 새누리당에게 유리한 내용이어야 하는데 이는 심히 불리한 것이어서 야당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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