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움직임은 대사와 무대, 음악, 조명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무대예술의 원형이다. 어떤 예술적 전통에서 파생했느냐에 따라 연극과 무용, 마임과 신체극 등으로 장르를 구분하지만 움직임과 신체는 장르 불문하고 무대 언어를 재발견하고 공연예술의 기본을 탐구하게 하는 필수 요소다.
신체와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공연예술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먼저 제9회 피지컬 시어터 페스티벌이 14일까지 서울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대학로예술극장 3관, 극장 봄에서 펼쳐진다. 연극적 움직임과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하는 신체극을 주로 선보이는 행사다.
올해 피지컬 시어터 페스티벌의 공식 참가작은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공연되는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크리스토퍼 논란 클럽’(4일까지)과 모다트의 ‘혀의 기억’(5, 6일) 두 편이다. ‘크리스토퍼 논란 클럽’은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을 모티프로 삼았다. 유럽 현대무용단에서 활동한 무용가 양길호가 연출한 ‘혀의 기억’은 한국 여인을 통해 과거를 되새기며 삶의 본질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7, 8일에는 15~20분짜리 신작 네 편 ‘나 누구랑 얘기하니?!’, ‘세레모니: 누구를 위하여‘, ‘사물의 본질’, ‘직시’ 가 한꺼번에 대학로예술극장 3관 무대에 오른다. 올해 행사의 방점을 기존 공연 소개보다 창작 신체극 개발에 찍은 까닭이다. 12~14일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벽난로에서의 꿈’도 페스티벌 측이 공동 창작으로 선보이는 초연작이다. (02)764-7462
무용과 연극의 결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는 제4회 파다프(PADAFㆍPlay And Dance Art Festival)는 10일부터 7월 20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등 대학로 일대와 상명대에서 열린다.
10, 1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개막작은 이장호 감독이 충무로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올해 초 내놓은 동명의 영화를 모티프로 한 ‘시선’이다. 생명과 평화에 대한 신의 시선을 그린다. 이 감독이 한선숙 상명대 교수와 함께 예술감독으로 나서고 영화배우 오광록이 연출을 맡았다. 무용 연출은 안병순 순천향대 교수가 담당한다. 배우 윤소정, 전무송, 홍창진 신부가 특별 출연한다. 또 다른 개막작 ‘하나’(10, 11일·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의 충돌과 조화를 표현함으로써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다양하게 해석한다. 그밖에 중견 예술가들의 다양한 공연과 함께 ‘파다프 포럼’(21일 대학로 예술가의집), ‘파다프 워크숍’(23일~7월 4일 상명대) 등도 열린다. (02)521-8286
김소연기자 au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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