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은 3일 온종일 쏟아지는 빗속에서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하며 막판까지 치열한 선거전을 펼쳤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이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서울 전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13일간의 공식 선거전을 마무리했다.
鄭, 재개발 이슈로 막판 역전극 노려
정 후보는 ‘재개발’ 이슈를 앞세워 취약지역인 강북을 집중 공략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 등을 활용해 ‘박근혜 마케팅’까지 동원하며 막판 역전 드라마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정 후보는 새벽 3시30분 동대문 청평화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장승배기역 상도지구대와 동작소방서 노량진 119안전센터를 들러 주민치안과 재난구조 시스템을 점검했다. 이어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해 킹크랩, 바닷가재, 광어회 등을 구입한 뒤 인근 간이매점에서 상인들과 격의 없이 믹스커피를 나눠 마시는 모습을 보였다.
정 후보는 세월호 참사 49재를 맞아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참배를 마친 뒤 시청역에서 출근 인사를 했다. 오전 10시부터 마포를 시작으로 서대문ㆍ은평ㆍ성북ㆍ강북ㆍ도봉ㆍ중랑구 등을 누비며 30분 단위로 유세를 벌였다. 정 후보는 유세에서 ‘농약급식’ 이슈로 포문을 연 다음 “박 후보가 지난 3년 동안 재개발ㆍ재건축 신규 허가를 7개밖에 안 해줘서 서울 건설경기가 죽고 골목경제도 죽었다”며 ‘박원순 시정’ 심판을 강조했다. 강북ㆍ도봉구 유세에선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시민에게 큰 절을 올리는 등 표심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박 후보와 경쟁했던 나경원 전 의원도 “이번 선거는 3년간 박원순 시장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심판하는 선거”라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 후보는 이날 밤 청계광장에서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들이 결집한 대규모 유세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朴, 시민 안전ㆍ일상 지킴이 자처
박 후보는 새벽 소방서와 지하철 차량기지를 방문해 ‘안전 서울’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후 ‘시민의 하루’라는 컨셉트로 시민들의 생활 터전을 훑으며 ‘시민 곁을 지키는 후보’임을 부각시켰다.
박 후보는 새벽3시40분 광진소방서를 찾아 재난구조 시설과 직원 교대근무 환경을 점검한 데 이어 고덕차량기지를 방문해 전동차 제동장치 등을 살펴봤다. 박 후보는 “기계만 100% 믿어선 안 되지만 직원도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강동역에서 지하철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젖 먹던 힘을 내서 24시간을 240시간처럼 쓰겠다”며 “투표로 서울이 더 안전하고 삶의 질이 보장되는 사회로 갈 수 있게 해달라”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서초구의 한 영어학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저도 유학했지만 20대에 공부한 게 많이 남는다”며 “새벽 공부하는 게 헛된 게 아니다”며 20~30대 직장인들을 격려했다. 박 후보는 이어 잠실역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49재를 추모하며 16분간 ‘침묵 유세’를 벌였다.
오전에 강남을 공략했다면 오후엔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강한 강북을 돌며 표밭을 다졌다. 궂은 날씨였지만 신당동 거리 유세에 2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자 아예 젖은 길바닥에서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박 후보와 사진을 찍겠다며 우산을 접고 다가서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박 후보는 시민들과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선거캠프가 있는 광장시장에 이르는 거리인사를 끝으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