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은 유씨가 전남 순천 지역에서 50대 여성인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의 도움을 받아 도피 중인 것으로 보고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씨에게 전남 순천에서 유기농 음식과 미네랄 생수를 전달하는 등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 등)로 구속된 추모(60)씨의 부인 박모씨가 유씨를 도와 도피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박씨 소유의 흰색 스타렉스 차량을 지명수배했지만, 다른 차량을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추적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저희 수사팀은 전국 경찰과 함께 검거 정보를 공유해서 검거에 매진해왔다”며 “검찰의 검거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경찰에 인계하고, 이를 전국 경찰이 공유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핵심 정보의 경우 여전히 검찰 검거반만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각계에 유씨 비호세력이 있다”며 정보공유보다 보안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구원파 세력의 비호 때문에 정보보안도 필요하지만 원활하지 않은 정보공유가 검거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전남 순천의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을 뒤질 때도 80여명 규모 검거반 외에 경찰과는 정보를 공유하지 않다가 결국 코 앞에서 유씨를 놓쳤다.
검찰은 이날 김진태 검찰총장 지시로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검사 1명과 수사관 13명을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에 추가 투입해 검거작전을 벌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북 전주에서 유씨의 운전기사 양회정(55ㆍ지명수배)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전날 체포된 구원파 신도 3명에 대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어 석방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유씨가 금수원에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검거반과 경찰력을 동원해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유씨의 도피작전을 주도했다고 지목한 구원파 여신도 ‘김 엄마’와 양씨가 금수원에 머물고 있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 “수사팀도 (강제진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유씨 장남 대균(44)씨의 서울 서초구 염곡동 자택을 압수수색 해 미술품 10여 점을 확보했다. 압수물은 유씨 일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추징보전 청구 목록에 포함할 방침이다.
인천=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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