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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 간판 내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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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 간판 내건 월드컵?

입력
2014.06.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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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막을 열흘밖에 남겨두지 않은 브라질이 자국 내 각종 내홍과 더딘 경기장 공사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이타케라옹 구장의 모습. 상파울루(브라질)=AP 연합뉴스
월드컵 개막을 열흘밖에 남겨두지 않은 브라질이 자국 내 각종 내홍과 더딘 경기장 공사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이타케라옹 구장의 모습. 상파울루(브라질)=AP 연합뉴스

167개 인프라 공사 가운데 완료 된 것은 41%에 불과 28개는 월드컵 끝난 뒤 완료

일부 시민단체들 반대 시위 지구촌 축제 분위기 망칠 우려

2014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이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4년 마다 열리는 지구촌 축제가 자칫 흉흉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위기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월드컵 기간 일어날 수 있는 과격ㆍ폭력 시위에 대해 거듭 경고 했다. 빈곤 단체 회원들과 원주민이 잇따라 월드컵 반대 시위를 벌이자 군 병력을 동원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최근 브라질 빈민단체 ‘집 없는 노동자 운동’(MTST)은 정부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대대적으로 반대 시위를 벌이겠다고 했다. 길례르미 보울로스 MIST 위원장은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기업들만을 위한 행사가 되고 있다”면서 “노동자들에게도 혜택이 고루 돌아가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6월13일 월드컵 개막식도 제대로 열리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해 6월 초부터 대중교통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이후 정부와 정치권의 부정부패 척결, 공공서비스 개선 등을 요구하는 국민운동으로 번졌다. 브라질 언론은 “시위 현장 곳곳에서 ‘월드컵 개최 불가’ 구호가 터져 나왔으며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 때는 수십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시민단체, 정부의 갈등은 지난달 15일 최고조에 달했다. 50여개 도시에서 빈민단체와 시민ㆍ사회단체 회원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특히 상파울루에서는 빈민단체 회원들이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코린치안스 경기장 근처 도로를 점거한 채 타이어 등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월드컵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한 사실을 비판하면서 복지와 교육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라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브라질 정부는 부랴부랴 안전대책을 내놓았다. 대회 기간에 15만7,000명의 인력을 투입해 시위는 물론 테러와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인력 가운데 군 병력은 5만7,000명이다. 나머지 10만명은 경찰과 소방대를 비롯한 치안 인력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최근 전국 10여개 주에서 경찰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월드컵 진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경기장과 도로 등 시설이다. 월드컵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사 진행 상황은 여전히 더디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2010년에 정부가 작성한 월드컵 인프라 확충 계획 문건을 기준으로 현재 공사 진행 상황을 비교한 결과, 167개 월드컵 인프라 공사 가운데 지금까지 끝난 것은 41%(68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그나마 60개 공사는 서둘러 진행 중이다. 28개는 월드컵 이후에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11개 공사 계획은 이미 취소된 상황. 무엇보다 대도시의 도로와 교통 시스템 정비 계획은 10%만 끝난 것으로 확인돼 우려를 낳고 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경기가 열리는 12개 시 당국은 공사 계획이 중간에 변경되거나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 지연, 폭우 등으로 공사 일정이 늦어졌다고 공식 해명했다. 그러나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인프라 공사가 모두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2014 월드컵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FIFA는 월드컵 준비 상황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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