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안전이 우선이지만 불편 해소책도 마련해야"... 신분증 2번 확인 불만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수산부가 연안여객선 탑승절차를 대폭 강화한 첫날인 1일 전남 목포시 연안여객터미널은 여기저기서 승객들의 웅성거림으로 가득했다.
“여객선 이용하는데 비행기 탑승처럼 일일이 신분증 검사를 하네요” “취지는 공감하지만 가뜩이나 날씨도 더운데 10여m 거리에서 신분증을 두 번이나 확인하니 짜증 납니다”등 볼멘소리가 많았다.
지난 5월 한달 동안 계도기간을 거쳤다고 하지만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과 북항, 신안군 압해면 송공항 등 유명 관광지 선착장은 승객 항의와 짜증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선사와 승객들은 정부의 신분 확인 강화 방침에 동의는 있지만 터미널 실정이나 여객선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날 오전 목포항에서 제주노선 여객선에 오른 김모(54·서울)씨는“인터넷 예약을 할 때 성명 성별 생년월일 연락처 등을 다 입력했는데 신분증을 두 번이나 보자고 했다”며 불만을 털어났다. 김씨는 발권 때 신분증을 낸데 이어 여객선 트랩을 오르기 전에 다시 제시했다.
전날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는 관광객 10여명이 신분증이 없어 배를 타지 못할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가족에게 신분증을 휴대전화로 전송 받은 뒤 가까스로 여객선에 오를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 탓인지 공감하는 이도 많았다.
주민 정미정(45ㆍ전남 신안군 흑산도)씨는“승객과 화물 등을 정확하게 기재하고 안전시설과 기구 등을 자주 점검해야 한다”며“세월호로 인해 지역경제가 침체 됐는데 여객선 운항이 활기를 되찾아 경제가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법 정비가 끝나면 개찰구에서도 신분 확인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승객이 여객선에 오르기까지 세 차례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한 여객선사 관계자는“여객선 탑승 강화 시행 첫날 승객이 적어 그나마 비교적 차분했지만 승객이 1,000명 이상 몰린다면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혼란은 불가피하다”며“승객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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