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라이트 클래식 공동 8위
"레이스 끝난 것은 아니다"
정상 탈환 자신감 보여
‘인비 마마’의 59주 천하가 끝났다.
59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달리던 박인비(26ㆍKB금융그룹)가 스테이시 루이스(29ㆍ미국)에게 최고의 자리를 내줬다.
박인비는 2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스톡턴 시뷰 골프장(파71ㆍ6,15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총 상금 150만 달러ㆍ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06타를 쳐 공동 8위로 선전했다. 하지만 세계랭킹 2위 루이스가 16언더파 197타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박인비는 2위로 밀려나게 됐다. 시즌 2승째를 거둔 루이스는 지난해 4월 이후 약 1년2개월 만에 1위에 복귀했다.
1인자 자리를 내준 박인비는 “머리 위에 있던 크고 무거운 왕관을 내려놓은 느낌”이라며 “1위에서 내려왔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작년 메이저 3연속 우승을 포함해 6승이나 올리면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박인비는 올해 기대한 만큼 활약이 없다. 지난 3월 유럽 투어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LPGA 투어에서는 지난해 6월 US오픈 이후 1년 가까이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에어버스 LPGA 클래식에서는 컷 탈락했다.
지난해 보여줬던 절정의 샷 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슬럼프에 빠진 것도 아니다. 박인비는 올해 LPGA 투어 10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7차례나 입상을 했다. 평균 퍼팅수도 28.91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술적인 원인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인비는 ‘올해의 선수상’과 랭킹 1위까지 차지하며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았고, 최근에는 아버지 박건규(53)씨가 택시기사를 폭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하지만 박인비는 이번 숍라이트 클래식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80.85%, 그린적중률은 74.07%로 끌어올렸다.
박인비는 “평소 연습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대회를 앞두곤 하루에 4시간씩 훈련을 했다”면서 “스윙 동작에서 어깨가 너무 내려오는 문제점을 고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레이스가 끝난 것은 아니다. 다음주부터 1위 탈환의 기회가 올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랭킹 1위에 올라선 된 루이스는 11세 때 허리뼈가 휘는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고, 고등학교 때까지 척추교정기를 끼다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는 등 역경을 이겨낸 선수다. 루이스는 “처음에 세계 1위에 올랐을 때는 그 자리가 주는 부담감을 감당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즐길 줄 알게 됐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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