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K씨는 모 상사의 New York 주재원이다. 영어를 잘 해서 해외 주재원으로 뽑혔지만 막상 원어민들과 교류하면서 풀리지 않는 의문이 많다. 가령 ‘Do you mind if I join you?’라고 물으면 원어민 친구들은 십중팔구 ‘Sure!’ ‘Yeah’라고 대답한다. 한국에서 배운 ‘mind=꺼리다, 싫어하다’의 뜻이 떠올라 ‘Yes’라는 대답은‘싫다’로 해석하는 게 옳을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현장의 분위기는 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척 헷갈린다는 얘기다.
여기서 ‘Do you mind if I join you?’는 ‘May I join you?’와 같은 뜻인데 매너 있게 물은 것이다. 이때 응답이 ‘Sure’라면 상대방의 의중은 ‘Sure, join us’가 된다. ‘Do you mind…?’가 핵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Do you know what time he left?’라는 질문에 ‘Yes’나 ‘No’로 대답하는 원어민은 거의 없다. 문법학자들이 간접 의문문이니 문장의 주절과 종속절이니 운운할 수 있겠지만 실제 대화에서 그런 걸 따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구어체 논리는 1990년대 이후 연구되기 시작했다. 구어체에서 위 질문은 그가 언제 떠났는지 아느냐 모르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Yes, I know’가 아니라 ‘It’s 6:30’가 원하는 대답이다. 물론 ‘Do you mind if I sit here?’라고 물을 때 거부의 뜻으로 ‘Yes’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자민 이런 때는 그 사람의 표정이나 제스처에서 충분히 뜻을 간파할 수 있다.
문법 100점의 문장으로 대화가 오가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교과서처럼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Mind’라는 단어 때문에 혼동이 온다면 다른 표현법으로 물으면 된다. ‘Is anyone sitting here? May I have a seat?’라고 물으면 yes, no의 응답에 헷갈려 할 필요가 없다. 혼동을 피하는 방법은 간결하고 명료한 표현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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