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 미국하버드대 교수 한은 국제콘퍼런스 참여
“한국 추가 부양책 불필요 세월호, 거시재난 아니다”
“급격한 출구전략으로 세계 여러 국가에서 ‘드문 거시적 재앙((Rare Macro-economic Disaters)’이 발생할 수 있다.”
2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2014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세계적인 석학 로버스 배로 하바드대 교수는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배로 교수가 언급한 ‘드문 거시적 재난’은 국내총생산(GDP)과 소비가 경기 고점에서 저점으로 하락할 때 10% 이상 줄어드는 위기상태를 뜻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그리스와 아이슬란드가 여기에 해당됐다.
배로 교수는 “미국의 양적완화는 정책금리 인하 정책과 달리 그 효과가 제한적이며,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도 매우 어렵다”며 “(테이퍼링 여파로) 국가 재정정책에서 미래 지출 및 조세부담의 불명확해지는 등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확대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터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노동성 하락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터너 부장은 “OECD 회원국들의 1인당 잠재 국내총생산(GDP)이 평균 2.25%(2014년 기준) 떨어졌다”며 “총요소생산성(노동, 자본 등 다양항 생산요소들에 의해 산출되는 가치를 측정한 개념)과 1인당 자본이 낮은 국가가 주로 영향을 받았으며 한국은 1인당 잠재 GDP가 3.4%가량 떨어졌다”고 밝혔다. 체코, 그리스, 아이슬란드 등 10% 이상 잠재 GDP가 하락한 국가에 비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금융위기 속에서 잘 견뎠다는 진단인 셈이다. 배로 교수도 한국에 대해 “26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는 불황형이 아니며 최근 3∼4%대의 경제 성장률도 높은 수준으로 정부가 추가 부양책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배로 교수는 “세월호 참사는 드문 거시적 재난에 해당하지 않으며 소비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인 정도라 정부가 개입할 필요는 없다”며 “자유무역과 자본이동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원화 절상에는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잠재력 확충’을 주제로 이틀간 개최되며 국내외 경제학자와 중앙은행 주요 인사 등 140명이 참가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 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 등도 참석했다. 이 국장은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경제는 세계 경제에서 가장 활발한 회복세를 보이며 다만 일부 국가의 경우 가파른 신용증가와 큰 폭의 경상수지 적자, 재정건전성 악화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한다”며 “중국경제가 빠른 속도로 둔화되거나 일본경제의 회복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이들 국가로 인해 아시아 경제의 경기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파악했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외자회사를 통해 외화를 조달해 자국통화로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캐리트레이드’를 기업들이 최근 경제위기속에서 늘려, 환율변동에 따른 환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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