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민주화 운동 25주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25주년(4일)을 앞두고 중국 당국의 언론 통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일 저녁 일본 NHK 해외방송 채널에서 1989년 학생 시위 장면 등을 담은 뉴스를 내 보내자 수분간 관련 화면을 깜깜하게 한 뒤 음성도 들릴 수 없도록 조치, 중국 내에서는 이를 볼 수 없도록 차단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 공안국은 홍콩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신유월간(新維月刊) 창립자인 왕젠민(王健民)과 홍콩 시사 주간지 아주주간(亞州週刊)의 전 편집인 궈중샤오를 불법 출판물 간행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2일 보도했다. 왕젠민은 톈안먼 사건 및 중국 지도부 내 권력투쟁 등에 대한 추적 보도를 해 왔다. 궈중샤오는 인터넷에 체제 비판적인 글을 써 왔으며, 네티즌이 뽑은 ‘중국 10대 시민기자’중 한 명이다.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소방 당국 등에 ‘임전태세’ 돌입을 지시하는 통지문이 전달됐고,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2개월간 계속될 것이라고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인 보쉰(博迅)이 2일 주장했다.
그러나 톈안먼 사건 25주년을 기념하는 행보들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유명 시인들이 톈안먼 민주화 운동 관련 시를 모아 육사시선(六四詩選)이란 시집을 냈다고 대만 중국시보 인터넷판이 2일 전했다. 중국 시인 멍랑(孟浪) 베이링(貝嶺) 양샤오빈(楊小濱) 등과 대만 시인 훙훙(鴻鴻) 룽칭(龍靑),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중국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와 그의 아내 류샤(劉霞),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해온 반체제 작가 위제(余杰), 톈안먼 시위 학생 지도자 중 한 명인 왕단(王丹) 등이 참여했다.
홍콩에선 중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는 지난 1일 홍콩 시내에서 3,0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6·4 민주주의를 회복하라”, “일당 독재를 끝내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매년 톈안먼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어 온 이 단체는 오는 4일에도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