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수상·자격증란 없애고 사진·가족관계도 안 받아
복수 합격하면 지원자가 선택
LG그룹이 동시에 3개 계열사에 중복 지원이 가능하도록 입사 지원 제도를 대폭 개편한다. 국내 대기업 중에 계열사 중복 지원제도를 도입한 것은 LG가 처음이다.
LG그룹은 1일 통합 채용포털 LG커리어스(careers.lg.com)를 개설하고, 하반기부터 계열사별 채용시기를 통합해 중복지원이 가능하도록 채용제도를 대폭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그룹 지원자들은 지원서를 작성해 통합 채용포털에 제출하면, 상ㆍ하반기 각 1회씩 실시하는 계열사 채용전형 시 3개 계열사에 동시 지원 할 수 있다.
서류전형과 인ㆍ적성 검사는 한 번 실시하고 면접만 계열사별로 보게 된다. 만약 3개 계열사 중 복수로 합격하면 지원자가 선택할 수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기존에는 계열사들의 채용 일정이 겹치다 보니 한 군데 전형에서 떨어지면 다른 계열사에 지원하지 못해 우수 인재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며 “여러 계열사에 지원토록 해 인재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인사제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입사지원서 양식도 변경해 직무와 무관한 어학성적, 자격증, 수상경력 등의 입력란을 아예 없애버렸다. 또 지원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진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고 주민등록번호 주소 가족관계 등도 표기하지 않도록 했다.
대신 자기소개서에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관심과 관련 경험 등을 상세하게 기술하도록 했다. 만약 직무수행 능력을 심층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경우 특화된 전형을 실시한다. 마케팅 직무는 인턴십, 해외영업직은 영어면접, 소프트웨어 개발직은 프로그램 작성 시험 등을 실시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통합 채용포털에 회원으로 가입 후 관심 분야를 설정해 놓으면 관련 채용 공고가 있을 때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알려준다. 입사 지원서도 채용포털에 저장해 놓으면 다시 활용할 수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채용 제도를 바꿨지만 그룹 공채를 부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2000년부터 그룹에서 지원자를 모두 접수해 계열사에 필요 인력을 할당하는 그룹 공채 방식을 계열사별로 필요 인력을 알아서 뽑는 계열사 채용으로 바꿨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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