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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건강 확인 않고… 잠수사 관리 곳곳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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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건강 확인 않고… 잠수사 관리 곳곳 구멍

입력
2014.06.0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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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7일 째인 1일 오후 사고해역 기상이 악화되면서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던 민간잠수사들이 전남 진도군 서망항을 통해 입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47일 째인 1일 오후 사고해역 기상이 악화되면서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던 민간잠수사들이 전남 진도군 서망항을 통해 입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흘 전 숨진 잠수사 희생은 안타깝지만

친형 이름 사용 드러나고 질환으로 산재 급여도“

세월호 남은 절단 부분 작업 화기 사용하지 않기로

세월호 침몰 참사 실종자 수색ㆍ구조작업 중 잠수사가 두 명이나 희생되는 과정에서 해경의 관리 허점이 다시 드러났다. 지난달 6일 민간 잠수사 이광욱(53)씨에 이어 30일 세월호 4층 선미 절개작업 중 숨진 이민섭(44)씨에 대해 잠수 경력의 진위와 질병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1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범대본)은 조사결과 이씨는 자신의 친형 이름을 사용했고, 산업기능잠수사 자격증도 없었다고 밝혔다. 민간잠수사 관련법에 따라 수중 작업에 참여하려면 ▦잠수기능사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 ▦작업능력 개발훈련 이수자 ▦3개월 이상의 작업 경험자 ▦해당교육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한 자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해경은 그러나 책임을 민간 업체에 떠넘기기 급급했다. 해경 관계자는 “작업을 총괄했던 88수중개발이 작업에 참여하는 잠수사의 이름, 경력사항, 소지하고 있는 자격증 이름만 기재한 목록을 줬다”며 “일일이 경력을 파악하고 자격증 진위를 가리려면 일주일에서 한 달까지 걸려 신원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력 20년이 넘는다는 업체의 말만 믿고 위험한 작업에 투입한 셈이다.

잠수사 질병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범대본의 한 관계자는 “이씨 동료들에 따르면 이씨는 잠수관련 질환으로 산업재해 판정을 받고 월 80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받던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이씨가 진도한국병원에서 검진을 받아 해경에 제출한 건강진단서에는 ‘소견 없음’으로 적혀 있을 뿐 질병에 대해서는 언급돼 있지 않다. 이씨가 친형 이름을 사용한 것은 일을 할 수 없는 산재급여 수령기간에 일을 하기 위해서라는 추정이 제기된다.

이씨가 산소아크절단 작업 중 폭발로 인한 장기손상으로 숨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위험한 작업을 강행했다는 비난도 불거지고 있다. 산소아크절단법은 속도가 빨라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고압의 전류를 흘려 작업하기 때문에 바닷물이 전기 분해되면서 나오는 수소기체는 불꽃이 튀면 폭발 위험이 있다. 이런 이유로 30일 절단작업에 앞서 88수중개발 잠수사들이 선체 외판에 드릴로 직경 1㎝짜리 기체 배출용 구멍 20개를 뚫었지만 이씨 사고 당시 ‘펑’하는 폭발음이 들렸다.

세월호에 실린 차량에서 새어 나온 휘발유 등이 내장재에 스며들었다가 절단 작업 중 산소와 만나 폭발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런 위험은 작업 전 고려되지 않았다. 윤희성(60) 잠수사는 “세월호에 실린 화물의 상태가 현재 어떤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불꽃을 일으키는 절단법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문가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범대본은 뒤늦게 민간 잠수사들의 안전관리를 위해 원로 잠수사 등으로 구성된 ‘잠수안전지원단’을 구성,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 지원단은 현재 0.9m 가량 남은 절개 부위를 유압 그라인더나 쇠톱 등으로 잘라내는 것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기상 악화로 이날부터 3일간 수색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선체 절개작업 역시 4일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진도=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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