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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日 정상회담도 거론... 일단 장밋빛 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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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日 정상회담도 거론... 일단 장밋빛 무드

입력
2014.06.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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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총리가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차 출국하는 모습 / 연합뉴스
일본 아베 총리가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차 출국하는 모습 / 연합뉴스

"北 태도 변화로 새로운 결과 기대"

日 정부, 제재 완화로 자신감 표출

북일 합의 이끌어 낸 '미스터X'

실제 인물 베일에 가려 관심 집중

'2004년 합의'도 진전 없이 끝나

"양측 기 싸움 지금 막 시작" 평가도

일본인 납치 피해자 재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평양에 일본 정부 당국자가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 9월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일 국장급 협의 실현 계기 급물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일 NHK에 출연해 “일본인 납북자 재조사와 관련, 필요에 따라 외무성, 경찰청 직원 등을 북한에 파견해 조사가 적절하게 이뤄지는 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 31일 관련 일본 언론 보도를 확인해준 것이다.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북일 회담 과정에서 나온 보도에 대해 한 번도 사실 관계를 확인해주지 않았던 데 비춰보면 바뀐 태도가 확연하다. 납치 피해자 재조사가 궤도에 올랐다는 일본 정부의 자신감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 올 들어 지속된 당국자 협의를 통해 납치자 문제 해결을 꺼리지 않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감지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달 2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일 국장급 협의에서 북한은 “재조사는 제대로 하면 일정한 성과를 낼 것”이라며 재조사 개시와 동시에 (일본이)대북제재를 전면 해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일본측은 “성과가 나오는 시점에서 일부 제재를 해제해도 늦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북한은 “2002년 일본으로 귀국한 지무라 야스시가 일했던 평양시 민족연구소에 또 다른 일본인이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일본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일본은 북한이 이번만큼은 새로운 결과를 내놓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재조사에 대한 반대 급부로 대북제재 완화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상상 이상의 속도전이 전개되면서 북일 정상회담이 9월 중에 열릴 수 있다고 보는 외교관도 있다”고 전했다.

만경봉호 제재 해제 대기 중

북일 합의로 양국 관계가 급속하게 진전될 것이라는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됐다. 아사히신문은 “만경봉92호가 지난 달 초 모항인 원산항을 출항해 나진항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일본의 정보기관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만경봉92호는 북한과 일본을 왕래하는 유일한 물류동맥 역할을 했으나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대포동 2호 발사에 대응해 2006년 7월 고이즈미 전 총리가 일본 입항을 금지한 뒤 지금까지 줄곧 원산항에 정박돼있었다.

북일 소식통은 “만경봉92호의 입항 금지는 일본 독자 제재 조치의 상징으로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일 당국간 협의에서부터 (북한은)해제를 요구했다”며 “납북자 재조사 문제가 합의에 이르면 만경봉92호 제재를 가장 먼저 풀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이 정부간 협의에서 만경봉92호 제재를 일단 풀지 않기로 결정해 북한의 기대가 어긋나긴 했지만 “북한이 얼마나 재조사 협의에 자신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에피소드”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협상 주역 ‘미스터X’에도 관심

일본 언론은 2002년 북일 평양 정상회담에 북한의 ‘미스터 X’라는 인물이 간여한 것처럼 이번 납북자 재조사 합의도 제2의 ‘미스터 X’가 주도했다고 전했다. 이 인물은 자신을 김정철이라고 소개하며 지난해 말부터 중국, 베트남에서 진행된 북일간 극비 협의를 지휘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각별한 사이를 강조하는가 하면 과거 ‘미스터 X’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유경 북한 안전보위부 부부장의 후임자를 자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유 부부장은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 한국을 극비리에 방문해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을 추진하다 북한으로 돌아간 직후 총살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재조사를 둘러싸고 일본에 낙관적인 분위기만 있는 건 아니다. 2004년 5월 고이즈미 전 총리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납북자 재조사에 합의하고서도 이후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로 진전이 없었다. “북한은 지금도 일본이 어디까지 성과를 내면 납치 문제가 해결됐다고 납득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며 “북일 양측이 ‘해결’의 정의를 둘러싼 힘든 싸움을 지금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가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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