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농장 등 급경사지 8곳 화수부두 등 해안 4곳
소암마을 저지대도 불안
재해 취약지역 지정 관리
비탈면 붕괴·해이 ㄹ피해 등 주민들 우려 목소리
1일 인천 남동구 간석3동 부평농장 외곽. 만월산과 인천가족공원 쪽 절개지(비탈면)와 맞닿아 있는 건물과 도로에는 낙석을 막기 위한 울타리가 길게 쳐져 있었다. 비탈면 곳곳은 날카로운 돌들이 그대로 노출된 절벽이었다. 이미 돌과 토사가 무너져 내려 마대에 흙을 담아 임시로 보강했거나 철망 없이 비닐로만 비탈면을 덮어 놓은 곳도 눈에 띄었다. 비탈 아래에는 공장과 창고 등 건물이 들어서 있거나 차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한 금속 가공 공장의 직원은 “큰 비가 내려 많은 양의 돌과 흙이 무너져 내리면 울타리가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름철 풍수해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 인천 곳곳에 여전한 것으로 조사돼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부평농장과 남동구 만수3동 석경사(사찰) 일대 등 13곳이 올해 ‘인명 피해 우려 재해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된다.
부평농장, 옹진군 연평면 연평어린이집 주변 등 8곳은 급경사지로 비탈면과 옹벽이 붕괴될 경우 건물과 도로 매몰, 건물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과 인천 동구 화수부두 등 4곳은 해안위험지역으로 해일(풍랑)로 인한 침수, 파도 피해 가능성이 높다. 연수구 동춘1동 소암마을 일대는 저지대로 장마철 건물 매몰과 침수 피해 위험이 커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됐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재해 취약 지역 주민들의 우려도 크다. 기상청은 앞서 올해 여름철 대기불안정에 의해 평년보다 강수량이 다소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상현 부평농장사무소 총무는 “(비탈면이) 엄청나게 무너져 내리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자체적으로 장마철에 순찰을 도는 등 점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자치단체에서 철망으로 보강 등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암마을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집중 호우 때마다 주택과 도로가 침수돼 큰 피해를 입었다”며 “최근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지만 다시 반복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소방안전본부는 인명 피해 우려 지역을 포함해 올해 장마철 풍수해 대비 사전점검과 시설정비 대상지역 805곳에 대해 사전 점검을 마친 상태다.
소방안전본부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10년간 재해 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기존 재해위험지구의 인명 피해는 줄어든 반면 다른 취약 지역의 피해가 늘어나 별도로 인명 피해 우려 지역을 지정해 중점 관리하게 됐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집중 호우 시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대피 요령을 기억했다가 따라주길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10월 15일까지 여름철 풍수해 대비 비상대응체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글·사진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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