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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은 화려해졌지만... 내실은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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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은 화려해졌지만... 내실은 '뒷걸음'

입력
2014.05.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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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8일까지 열리는 '2014 부산국제모터쇼'는 전년행사와 비교해 전시장규모와 출품차량 모두 증가했지만 세계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는 단 3대에 그치는 등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다음달 8일까지 열리는 '2014 부산국제모터쇼'는 전년행사와 비교해 전시장규모와 출품차량 모두 증가했지만 세계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는 단 3대에 그치는 등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2014 부산국제모터쇼’가 ‘자동차의 바다, 세계를 품다(Ocean of vehicles, Feeding the world)’라는 주제로 다음달 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는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대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역대 최대 규모>

올해 부산모터쇼는 지난 2012년 개관한 벡스코 신관을 추가로 사용해 지난해 대비 약 50% 가까이 커진 4만4,652㎡의 실내전시장에서 개최됐다. 넓어진 면적만큼 전시차량도 늘었는데 국내외 22개 완성차 브랜드와 11개국 179개 부품ㆍ용품 업체가 참가해 211대의 차량을 선보인다. 부산모터쇼에서 출품차량이 200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관람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늘고 있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부산모터쇼는 ▦2001년 관람객 72만7,000명을 시작으로 ▦2003년 104만7,000명 ▦2006년 106만4,000명 ▦2008년 102만5,000명 ▦2010년 100만9,000명 ▦2012년 110만명 등 5회 연속 ‘100만 관람객’을 넘겼다. 특히 ‘2012 부산모터쇼’의 경우 격년으로 열리는 ‘2013 서울모터쇼’ 보다 5만명 가량 더 많은 관람객이 찾으며 관람객 규모가 역전됐다. 서울모터쇼 전시장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산모터쇼 전시장의 규모를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이처럼 부산모터쇼의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는 이유는 최근 영남지역에 불고 있는 수입차 열풍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산은 서울을 제외한 단일 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수입차가 팔릴 정도로 최근 영남권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부산모터쇼를 거점으로 영남권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고, 여기에 수도권에 비해 큰 행사를 접할 기회가 적은 지역민들이 완성차들의 ‘한판 승부’를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 기아 쉐보레 르노삼성 등 국내 브랜드들은 2012년에 이어 2,000㎡ 이상의 대형 부스를 마련해 안방수성 준비를 마쳤다. 특히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세계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카 3대(현대자동차 AG, 그랜저 디젤, 벨로스터 미드십)가 모두 국내완성차 업체 모델일 정도로 이번 부산모터쇼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외국 완성차 업체들도 영남지역의 수입차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폴크스바겐 BMW 포드는 역대 수입차 최대 규모인 1,000㎡이상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했고, 아우디 역시 전년대비 전시규모를 두 배 늘려 참가했다. 또 닛산, 인피니티, 도요타,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들도 전년 대비 40%이상 증가한 전시부스를 확보했다.

<친환경차 주춤... 디젤엔진의 향연>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근 2~3년간 세계 모터쇼의 단골주제는 전기차와 수소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이었다. 하지만 올해 부산모터쇼는 현대차 그랜저 디젤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디젤차량이 무대의 중심에 섰다.

그간 국내에 디젤차를 팔지 않았던 한국닛산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시카이’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고, 슈퍼카 브랜드 마세라티도 ‘콰트로포르테’, ‘기블리’ 디젤 모델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신형 ‘C-클래스’와 ‘GLA-클래스’를 공개했는데, 두 모델 모두 국내 디젤엔진 시장을 염두에 둔 차량이다. 새롭게 선보인 하이브리드카 역시 디젤과의 결합이 대세다. 폴크스바겐이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중형 SUV 콘셉트카 ‘크로스블루’는 디젤 엔진이 결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로 연비가 1ℓ당 37.8㎞에 달한다.

부산모터쇼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대신 디젤차에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대중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전기차보다 당장 판매에 유리한 디젤엔진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며 “특히 현대차가 준대형급에서 디젤엔진을 내놓았다는 것은 당분간 전 등급 차종에서 디젤차량들간 각축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내실 제자리걸음에 업계들 불만까지 - 부산모터쇼의 말 못 할 고민>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세계최초로 공개되는 차량(월드프리미어)은 단 3대. 이는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9대의 신차가 공개된 것과 비교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제모터쇼의 경우 모터쇼의 위상에 따라 적게는 10대 남짓, 많게는 20대 가까운 신차가 세계최초로 공개되는데, 월드프리미어가 단 3대라는 것은 그만큼 아직까지 부산모터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월드프리미어의 비중이 줄다 보니 부산모터쇼는 아시아프리미어 5대, 코리아프리미어 20대 등으로 전시장이 채워졌다. 하지만 이미 다른 나라에서 공개됐던 차량을 국내에 소개하는 수준이라 ‘모터쇼의 꽃’이라 불리는 신차를 보고 싶어 하는 관람객들은 맥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최측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종 콘셉트카 등으로 전시장을 채웠지만, 이 과정에서 수입차 업계의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부산모터쇼의 위상이 높지 않은 탓에 본사에서 차량 공수비용을 대주지 않아 한국지사에서 비용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에서 1대뿐인 콘셉트카를 ‘모셔’오려면 비행기로 차량을 운반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군다나 부산모터쇼의 경우 인천공항에 차량을 내린 후 다시 부산행 비행기에 차를 실어야 해 지리적으로도 불편하다”며 “업체별 부스가 커지고 전시차량이 늘어난 만큼 업체들이 감내해야 할 경제적ㆍ물리적 비용도 늘었다”고 말했다.

사실 전시장 규모확장에 따른 불만은 개막 전부터 감지됐다. 이번 부산모터쇼는 기존 벡스코 제1전시관에 신관(제2전시관)까지 더해 행사장 규모를 확장한 것인데, 전시관 간 거리가 멀어 업체들은 내심 신관으로 배치되는 것을 꺼려했다.

결국 제2전시관으로 배치된 쌍용자동차는 이에 불만을 품고 이번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애초 제1전시관(구관)에 배정받았다가 다시 제2전시관으로 밀려나는 등 조직위원회의 결정이 오락가락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실제로 관람객들이 부산 센텀시티역에서 내려 제1전시관을 둘러보고 제2전시관까지 걸어가려면 1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야 한다. 또 1관과 2관을 연결하는 통로가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있을뿐더러, 이마저도 1층과 2층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이동해야 해 관람객들이 굳이 신관을 동선에 넣을지 미지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관람객들의 관심이 가장 큰 현대차나 기아차 중 하나를 신관에 배치하는 등 전시장 배치에 좀 더 심혈을 기울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모터쇼 사무국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부품 전문 전시회’와 ‘오일프리 드라이빙 체험’, ‘튜닝 페스티벌’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신관 쪽에 배치했다”며 “제1전시관에서 차량을 감상한 관람객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제2전시관에서 각각 ‘체험’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동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프로그램이 정착되면 다음 모터쇼부터는 전시관 배치에 따른 불만도 줄고, 궁극적으로 부산모터쇼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글ㆍ사진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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