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도 보기 힘든 황금원숭이 7개 단어 알아듣는 코끼리 희귀동물 번식 프로젝트 등
이야기 입힌 스타동물 키워 다시 찾는 동물원으로 호평 150여마리 즐기는 사파리는 필수 관람 코스로 떠올라
29일 경기 용인의 삼성에버랜드 동물원은 중국에서 온 귀한 손님들을 맞느라 분주했다. 중국 산시성 임업국 야생동물보호사, 야생동물 보호협회, 동물원협회 관계자 10여 명은 권수완 동물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중국 3대 희귀동물이자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의 실제 모델인 ‘황금원숭이’ 들이 무엇을 먹고, 어떤 환경에서 지내는 지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에버랜드는 2007년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중국 베이징 동물원으로부터 수컷, 암컷 각각 두 마리씩 네 마리를 ‘입양’ 했다. 그런데 중국에서도 번식률이 15% 정도에 불과한 황금원숭이가 에버랜드에서는 이달 초 태어난 수컷까지 네마리나 새끼를 낳는 ‘이변’이 일어났다.
권수완 원장은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뽕나무 잎은 무농약 자연산으로만 제공하고 떡갈나무 잎은 중국에서 직접 공수해 오는 등 정성을 기울였고, 동물원 사육사와 수의사들이 학습회 ‘자라(ZARA)’ 등을 통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산시성 관계자들은 “사육 환경이 매우 좋고 특히 사육사들의 프로 정신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본국에서도 보기 힘든 황금원숭이는 물론 새끼까지 볼 수 있어 중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금원숭이는 에버랜드의 ‘스타 동물 마케팅’의 결과. 에버랜드 동물원은 수 년 전부터 재미있고 감동적인 사연이 있는 스타동물을 적극적으로 찾아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을 펼쳐왔다. 권 원장은 “우리 동물원은 공간이 넓은 편도, 동물 수가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스타 동물들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알리는 것이 필요했다”며 “에버랜드 전체를 봐도 디즈니랜드의 미키마우스 같은 대표 캐릭터가 없기 때문에 동물들을 활용해 보자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좋아’ ‘누워’ 등 7개 단어를 말하며 2012년 해외 학술지 ‘커런트바이올로지’에도 소개됐던 코끼리 ‘코식이’ ▦나무 봉을 자유자재로 돌리는 장면이 유투브에 올라 인기를 끈 불곰 ‘만웅이’등이 있다. 또 ▦한국 호랑이 게놈 프로젝트 ▦홍학 홍따오기 카카스 펭귄 인공 부화 등 희귀 동물이나 번식이 어려운 동물의 번식 프로젝트도 활발히 펼쳐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시작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체험형 사파리 ‘로스트 밸리’는 한 발 더 나아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동물들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시도였다.
2011년 9월 에버랜드 측은 500억 원이라는 파격적 투자를 통해 ‘초식동물 사파리’ 대신 관람객들이 40명이 탈 수 있는 버스 모양의 수륙양용차를 타고 육지와 물 속을 오가며 150여 마리의 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올해만 95만 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259만 명이 로스트밸리를 찾았고, 특히 에버랜드 입장객 3명 중 1명(34.1%)이 로스트밸리를 체험할 만큼 ‘필수코스’가 됐다. 더구나 로스트밸리는 자유이용권(성인 기준 4만4,000원) 관람객만 이용할 수 있어 수익 면에서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게 에버랜드 측 설명이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올해 1월 자랑스러운삼성인상 특별상을 받았다.
에버랜드는 지난달 관람객이 지프차를 타고 기린 등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만져볼 수 있도록 하는 스페셜 투어 상품을 시작해 호평을 받고 있다. 권수원 원장은 “교육과 재미를 통해 체험 가치를 높여 또 오고 싶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로스트밸리와 기존 맹수 사파리를 통합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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